나는 한국문학의 이해 강의의 과제로 독후감을 쓰기 위해 오월의 미소라는 소설을 읽었다. 이 책은 저자 송기숙이 버스 운전기사 박기서가 백범 살해범 안두희를 처단한 사건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쓴 소설이다. 송기숙은 1935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 학사, 대학원 현대문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7, 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과 교육운동에 참여하여 두 차례 감옥에 수감되었고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금호예술상, 요산문학상 등의 상을 여럿 수상한 인물이기도 하다. 독후감의 진행은 교수님께서 요구하신 주제를 중심적으로 서술하고 책에 대한 내 생각을 서술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겠다.
나는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이다. 그래서 교과서에 첨부된 사진들을 보거나 어떤 사건인지 설명만 읽었지 5·18민주화운동 당시에 일어났을 법한 일들이 묘사된 글을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 책은 그 당시의 상황들이 꽤나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었고 그 내용은 나에게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1980년 치열했던 광주의 그날 숨을 거두었던 희생자들과 살아남았어도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닌 피해자들의 일은 1980년 과거 광주에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우리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우리의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역사적 가치가 높은 항쟁이다. ‘오월의 미소’는 이러한 생각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에 대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80년 당시 주인공인 ‘정찬우’는 대학교 입시에 떨어져 재수생활을 하고 있을 때 이었다. 그 당시에는 박정희의 죽음으로 인해 국민들은 독재정권의 막을 내리는 가 싶어 많은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었다. 광주도 다르지 않았다. 학생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거리로 나섰다. 사건은 5.18일 날 시작되었다. 그 날은 미선이와 ‘일저천’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주인공인 ‘정찬우’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때 독서실로 공수단이 들어와 무차별 폭행을 하였다.
요즘 청년들에게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은 6.25 전쟁만큼이나 피부로 와 닿지 않는 역사 속의 사건으로 다가온다. 예전에는 대학 입학 후에는 통과의례처럼 광주의 참상에 대해 선배들로부터 전해 듣고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요즘에는 입학 하자마자 졸업 후 취업을 걱정하는 생활인이 된다. 당장 내 코가 석자인데 사회의 정의나 부조리에 대해 왈가왈부할 여유가 없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매년 5월은 찾아온다. 물론 그 5월은 1980년 잿빛 오월이 아니라 이 작품의 제목처럼 미소 짓게 하는 상큼한 하늘의 5월이다. 1년 12달 중 5월만큼 생동감 넘치고 가슴 설레게 하는 달은 없다. 죽음이 넘쳐났던 광주의 비극은 5월에 참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잊고 싶은 과거다. 그러나 누구에게는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아픈 상처로 남아 있다.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면 이제 상처가 아물만한데 왜 아직 과거의 기억에서 헤어나지 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