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느 크리스마스이브, 돈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스크루지 영감에게 옛 친구 말리의 유령이 찾아온다. 말리는... 이윽고 세 크리스마스 유령과 함께 과거, 현재, 미래로 여행을 떠난 스크루지는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크리스마스 철학'이라고 일컬어지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크리스마스...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는 1812년 영국에서 태어나 1870년 세상을 떠난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 최고의 인기 작가인 동시에 당대 최고의 유명 인사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영국 최고의 소설가 중 한 사람으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도 존경해 마지 않았던, 영문학도라면 반드시 읽고 넘어가야 하는 거대한 산맥이기도 하지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는 영국 문학의 새로운 전성기로 영국의 소설은 하나의 문화가 되어 당대 유럽 대륙의 지식인이나 중산층들에게 필수교양 중 하나가 되었을 정도였습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리고 그 정점에 서 있던 작가가 바로 찰스 디킨스인 것이지요. 디킨스의 생애는 자수성가, 혹은 “개천의 용”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아버지는 그저 사람이 좋을 뿐 경제적으로 무능했고 디킨스는 15세 이후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법률사무소에서 잔심부름을 하면서 속기술을 익혔고 여기에 그동안 닦은 문장력을 더해 법원을 출입하는 일종의 기자가 됩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갑질’ 논란이 심심치 않게 뉴스에 오르며 이슈가 되고 있다. 본래 갑을관계는 계약서상에서 계약을 맺는 당사자들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점차 상대적으로 권력을 갖거나 우위에 있는 ‘갑’과 그렇지 못한 ‘을’의 관계를 넓게 이르는 표현으로 발전하였다. 여기에서 파생된 ‘갑질’이란 말은 상대적으로 부와 권력을 지녀 ‘갑’의 위치에 놓인 개인 혹은 단체가 자신의 지위를 악용하여 횡포를 부리거나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비단 재벌이나 기업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다. 서비스직에서 일을 해 봤다면 누구나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만큼 돈을 지불했다는 이유로 과한 권리나 권력을 누리려 하며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직원들에게 모욕적인 언행이나 처사를 하는 ‘갑’들의 모습이 사회 전반에서 포착되었다.
1. 말리의 혼령이 자신의 몸에 걸치고 있던 쇠사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작품의 초반부에 스크루지는 7년 전에 동업자였던 말리의 혼령(이하 혼령)을 만난다. 스크루지는 혼령에게 쇠사슬을 왜 묶고 있는지 묻는다. 그러자 혼령은, 이 쇠사슬은 이승에서 자신이 스스로 만들었던 쇠사슬이며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라 몸에 걸치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혼령은 스크루지에게, 스크루지의 쇠사슬은 7년 전 크리스마스이브에 지금 본인이 걸치고 있는 쇠사슬과 같은 길이와 무게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또한 그 이후로도 계속 만들어서 지금보다 더 길이와 무게가 나간다고까지 했다. 그러면서 혼령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한탄한다. 이웃의 불행을 모른 척하고 지나쳤던 일 등을 말하면서 말이다. 그리고는 스크루지에게 앞으로 세 유령이 찾아올거라고 말하고는 사라진다.
혼령이 몸에 감고 있던 쇠사슬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서의 쇠사슬은 자유를 구속하는 대상이며 족쇄라고 볼 수 있다. 쇠사슬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매우 갑갑하지 않은가. 말리는 도대체 왜 그 갑갑한 쇠사슬을 자유 의지로 감고 있었을까?
7년 전 말리는 목사와 교회관리인, 장의사 그리고 유일한 유족이자 친구인 스크루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장례식을 치른다. 스크루지는 말리를 잊어버리고, 말리가 죽은 지 여러 해가 지나지만 스크루지의 회계 사무실 입구에는 ‘스크루지와 말리’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스크루지는 구두쇠였고 돈을 모으기 위해서라면 남을 속이고 괴롭히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스크루지는 돈의 노예였고, 한 끼 식사를 같이 할 친구도 이웃도 없다.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스크루지는 사무실에 나와 일을 했다. 스크루지의 서기로 일하는 밥 크래치트는 석탄을 마음 놓고 때지 못하고, 촛불의 온기에 손을 녹인다. 두 사람이 추위에 떨며 장부를 뒤적일 때 스크루지의 조카가 사무실로 들어온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이다. 물론 위대한 유산이나 올리버 트위스트도 빼놓을 수 없지만, 이 작품만큼 많이 영화화된 작품이 없었으며 이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스크루지 영감’이라고 한다면 못 말리는 구두쇠로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책 안에서나 밖에서나 사랑받는 주인공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또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성탄절 인사가 이 소설로 인해 대중화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서양에서 가장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이 소설은 거의 200년에 가까운 지금까지 ‘크리스마스’ 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고전 소설로 자리매김했다. 제목은 ‘크리스마스 캐럴’, 무엇보다 따뜻하고 즐거운 성탄절을 떠올리게 한다. 스크루지 영감이 분명히 독종이기는 하지만 크리스마스까지 망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읽게 되고, 그의 변화하는 모습에 독자까지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는 기분이다.
말리의 유령
말리는 스크루지의 오랜 동업자였는데 죽어 스크루지는 말리의 재산을 모두 상속받았다. 스크루지는 친구가 죽었는데도 슬퍼하지 않고 유산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스크루지는 간판을 ‘스크루지와 말리 상회’로 걸어두었는데 그는 대단한 구두쇠여서 돈을 움켜지고 나가지 않게 했고, 마음도 차가웠다. 스크루지는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라는 것도 모르는 듯 일을 하고 사무원 보브가 추위에 떨고 눈치를 보다가 석탄을 가지러 스크루지의 방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스크루지는 들어오면 해고라고 하고 보브는 떨고 있는데 조카 프레드가 오고 크리스마스를 이야기하지만 스크루지는 화만 냈다. 그리고 프레드가 초대를 하지만 그런 소리 말라고 역정만 내고 프레드는 돌아갔다. 그리고 신사 두 명이 와서 기부금을 내라고 하지만 스크루지는 돈을 못 내겠다고 하고 그들은 몇 번 이야기하다가 돌아갔다. 스크루지는 중얼거리다가 캐럴 부르는 아이를 잡고 아니는 도망을 갔다. 상점 닫을 시간이 되자 스크루지는 보브에게 퇴근해도 좋다는 표시를 보내고 보브는 상점 문을 잠그고 집을 향해 갔다.
크리스마스 하면, ‘나 홀로 집에’라는 영화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면, TV에서 방영하던 영화기 때문이다. 한편, 크리스마스 하면 ‘스크루지’를 떠올릴 사람도 많을 듯하다. 왜냐하면 스크루지란 사람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180도 변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불릴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사실, 스크루지란 사람은 실존인물이 아니다. 찰스 디킨스가 저술한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이다. 즉, 가상의 인물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소설 주인공인 스크루지도 덩달아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스크루지는 어떤 사람일까? 여타 소설 속 주인공과 다르게 그는 부덕한 인물이다. 마치 <흥부전>의 놀부와 같다. 스크루지는 놀부처럼 지독한 구두쇠다. 남들이 즐거워하는 것도 못 봐줬다. 자기 밑에서 일하는 서기를 부려먹는 악덕업주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그는 축제 같은 걸 왜 즐기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축제는 돈만 더 드는 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빈곤층을 잉여 인간으로 취급한다. 인구도 많으니 빨리 죽길 바란다는 뉘앙스로 악담을 퍼붓는다. 기부금을 모집하는 신사들에게 스크루지가 한 말이다.
「“차라리 죽겠다면 그냥 죽으라지. 가뜩이나 인구도 많아 죽겠는데 잉여 인구도 줄겠구만. 게다가 미안하지만 난 모르는 일이오.”」
이처럼 스크루지는 모든 걸 돈으로 파악하는 사람이었다. 돈도 없으면서 크리스마스라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못 봐줬다. 돈도 되지 않는 축제가 왜 있는지 불가해했다. 돈 없는 사람은 잉여 인구일 뿐이었다.
나는 그런 스크루지가 어딘가 낯이 익었다. 바로 대한민국 사회의 민낯을 보는 듯했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허나 의식의 성장까지 이루지는 못했다. 그래서인지 철학 없는 자본주의가 만연하다. 일명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졌다.
영문학 개론을 공부하던 중 찰스 디킨스의『위대한 유산』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위대한 유산이 ‘부’가 아닌 ‘사랑’이었다는 내용에 감명을 받아 리포트를 쓸 책은 찰스 디킨스의 책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은 『올리버 트위스트』,『데이비드 코퍼필드』, 『리틀 도릿』, 『위대한 유산』 등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 중 내가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이 책으로 인해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축하를 한다든지, 크리스마스 음식을 먹고 선물을 주고받는 등 오늘날 지켜지고 있는 크리스마스의 풍습이 대중화 되었다고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또 이 책이 영국의 서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한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면, 디킨스가 죽었을 때 런던의 한 시장에서 오렌지를 사던 한 손님이 행상 수레를 미는 소녀에게 ‘디킨스가 죽었다’고 하자 소녀가 되물었다고 한다. “디킨스 씨가 죽었다고요? 그러면 산타클로스도 죽는 건가요?” 디킨스가 크리스마스의 즐거음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었는지 알게 해주는 이야기 라고 생각한다.
지독한 구두쇠 스크루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찰스 디킨스의 명작인 ‘크리스마스 캐럴‘은 어릴 적 어머니께서 자기 전에 가끔씩 읽어주셨던 많은 책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책이라 이번 기회에 원작을 접하고 싶어 시간을 내어 읽어보기로 하였다. 동화책으로 접했던 스크루지는 단순히 사람들을 외면하고 남에게 베풀기를 싫어하는 이기적인 나쁜 사람이었다. 책은 한번, 두 번, 세 번 읽을 때마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었던가. 원작을 접한 스크루지는 외면은 차갑게 보일지 몰라도 남들에게 보이지 않은 숨은 내면에 따뜻한 마음씨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남에게 차갑게 행동하는 게 아닐 것 같았다. 모두가 행복해하고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드는 1년에 한번뿐인 크리스마스 전날 스크루지는 죽은 친구의 영혼인 말리를 만나게 된다. 생전에 동업을 했던 말리는 사람들이 눈 마주치기조차 싫어하는 스크루지의 유일한 친구나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