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이여, 내면에 잠든 늑대의 야성을 일깨우라!괴짜 철학자와 우아한 늑대의 11년 동거 일기『철학자와 늑대』. 베스트셀러 저자가 자신의 소울메이트 늑대와 함께 쓴 동거일기로, 11년간 함께하면서 겪은 모험과 우정, 그리고 우리가 인정하기 싫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유머와 감동으로 풀어낸 책이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 때가 있다. 그 모습이 무엇이든 타인에게 보여지면서 타인으로부터 비춰지면서 숨겨진 내 단면들이 하나 둘 노출되고 자각되는 것이다. 인간 아닌 다른 동물이라면 ‘서로 다름’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종 자체가 다르니 말이다. 함께 사는 이라면 <존재> 자체에 관한 생각이나 관점이 생길 지도 모른다. <철학자와 늑대>(마크 롤렌즈)는 그런 이야기다. 늑대와 동거하며 인간의 정체성을 파헤치고 자신을 발견하는 내용이 담긴 자서전이다. 늑대가 사람과 매일 조깅을 한다? 가능할까? 상상조차 해본 적 없다. 늑대는 길들여지지 않는 동물이라고 알려져 있지 않은가. TV나 유튜브에서 늑대와 사는 사람들도 우리에 그들을 가두어 놓고 키우는 게 전부였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를 오가며 늑대와 거주하며 여행하며 살았던 사람, 마크 롤렌즈의 이야기가 낯설고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까닭이다. 그렇지만, 그는, 분명히, 집안에서 늑대와 함께 11년을 거주했고 브레닌은 식당과 거리, 직장을 활보하는 인간과 어울렸던 늑대였다.
브레닌과의 만남과 동행
마크 롤랜즈는 20대 후반, 충동적으로 브레닌이라는 늑대를 입양하게 됩니다. 그는 브레닌을 반려동물처럼 키우면서도, 그의 야생적 본성과 본능을 존중합니다. 브레닌은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롤랜즈의 삶에 철학적 영감을 주는 존재로 자리잡게 됩니다.
롤랜즈는 브레닌과의 일상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성찰합니다. 브레닌과의 관계는 그가 철학적 사유를 실천하는 데 있어 중요한 매개체가 됩니다.
인간과 동물의 본성에 대한 성찰
본능과 이성: 롤랜즈는 인간이 본능을 억제하고 이성을 발달시키며 문명을 이루었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본성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무척이나 재미있는 책이다. 야생 늑대를 입양해 11년간 함께 살아온 경험을 정리한 일기장이다. 우선 길들여진 존재인 인간과 야생 늑대가 함께 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길에서도, 쇼핑센터에서도, 비행기에서도, 페리 갑판에서도, 브레닌 늑대는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늑대가 있는 수련일기, 여행일기, 강의일기, 사냥일기, 놀이일기, 운동일기이다.
외로움은 극복해야 할 대상 일까. 각종 자기계발서는 외로움을 일종의 스트레스, 더 나은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규정하고 그것을 이겨내라 말한다. “모든 건 의지야. 열정은 무엇이든 해내지”라는 한국 문화적 기조는 학교 끝나고 학원, 대학 끝나고 스펙 쌓기, 직장 끝나고 자기계발의 끝없는 과제 속에서 사색하는 자를 멍 때리는 자로 규정한다. 잠들기 전, 불면의 약간의 불안과 적절한 우울 속에서 외로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의지박약의 나는 스마트폰으로 잠수. 오늘도 유유히 숨을 참는다. 그때 머리맡의 작은 개는 고르게 숨을 쉬며 실존한다. 3kg의 작은 생물은 들숨과 날숨으로 그저 담담히 요란스럽지 않게 자신의 토끼를 쫓는다. 그저 존재하던 나는 그렇게 실존하는 작은 생명이 숨소리에 안도한다.
인간이라는 이름하에, 우리는 다른 동물들을 항상 낮게 본다. 우리 인간은 만물의 위에 있다는 의식이 잠재해 있다. 동물들을 동정하거나, 이용 할 생각만 하는 게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은 동물들을 지배할 정당화될 당위성이 있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려준다. 저자 롤랜즈는 인간의 지능은 인간이 동물을 지배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정당화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되어 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사실 인간이 다른 종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진화 과정 때문이다. 진화는 우리가 의도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어쩌다 보니 매일을 진화의 마지막 상태에 놓여 있는 채로 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진 진화의 형태를 가지고 다른 종을 하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엔 모두가 동등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것은 하등하고 어떤 것은 우월하고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쓸모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