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원로시인 서정주의 주요 작품을 뽑아 엮은 시선집. 1941년 발표한 <화사집>에 실린 자화상, 대낮,입맞춤 을 시작으로 <귀촉도>(1946),<서정주시선>(1955), <신라초>(1960), <질마재신화>(1975),<떠돌이의 시> (1976) 등에 발표된 주요 시를 묶었다.
1. 들어가며
서정주는 아주 논란이 많은 시인이고, 우리나라가 없어질 때까지 논란으로 남을 시인이다. 그는 수려한 표현력과 빼어난 문학성으로 우리나라 문학서에 큰 발자취를 남겼지만, 동시에 반민족 행위, 친군부 행위를 했다는 과오도 있다. 그가 인생을 살아온 발자취를 보면 얼마나 문학과 인생이 다를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소극적 친일이나 비밀스러운 친일, 마지못해 한 친일이라면 이해해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쳐도 -사실 일제 강점기에는 이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반민족 행위에 발을 담근 작가들이 상당수 있었다- 카미카제를 찬양한 시를 쓴 것을 보면 변명할 여지가 없는 반민족행위자가 맞다. 이런 기회주의적인 인생을 산 것과 별개로 그의 작품 세계는 정말 유려하며 빼어나다. 지금부터 분석할 <국화 옆에서> 라는 작품 역시 그의 시 세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유려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