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대를 이해하는 유익한 통찰력 + 시대를 앞서가는 진화된 상상력 진화하는 인문학자 진중권, 따뜻한 상상력의 과학자 정재승이 펼치는 인문서『크로스』. 이 책에서는 미학자와 과학자가 만나서 문화현상에 대해 수다를 떤다. 편의점에서 사 먹는 생수나 영화 <원티드>의 주인공 앤절리나 졸리, 혹은...
이 책은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와 진보 논객 진중권 씨가 쓴 것이다. 진중권 씨는 여성들이 커피가 아니라 브랜드를 산다고 하였다. 이 책이 쓰여질 당시에는 자판기 커피가 300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700원짜리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한 잔에 5천 원이나 하는 커피를 마시는 여자를 된장녀라고 비난하는 행태를 깠다.
5천 원짜리 밥 사먹는 주제에 술집에서 수십 만 원 쓰는 사람을 된장남이라고 하는 것은 못 봤다는 문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미 이 때부터 인터넷에서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혐오가 상당했던 모양이다. 저자는 취미의 기원을 설명하며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니라 브랜드를 판다고 했다.
브랜드고 뭘 팔고 간에 애초에 남이 비싼 커피를 먹든 뭘 먹든 신경 쓴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생각한다. 스타벅스는 문화적 취향을 판다고 한다. 저자는 애플의 제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나는 누가 아이폰을 쓰든 갤럭시폰을 쓰든 신경 쓰지 않는다.
크로스는 과학자 정재승과 미학자 진중권이 공통된 주제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써 내려간 글들을 엮은 책이다. 09년도에 출판됐다 보니 지금 상황과 맞지 않는 내용도 좀 있지만, 스타벅스, 스티브잡스, 구글, 헬로키티, 쌍꺼풀, 개콘, 프라다, 위키피디아 등 다양한 주제들이 과학자의 관점과 미학자의 관점에 따라 흥미롭게 풀어진다.
나에겐 스타벅스에 관한 글이 제일 흥미롭게 다가왔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탄생 과정, 영업전략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과학자의 시각에 따라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있다. 사람들에게 스타벅스 로고를 보여주면..
<중 략>
정재승+진중권의 크로스. 과학자와 인문학자의 만남이라니! 고등학교에서 나누던 문과 이과도 아니고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가 내게 ‘크로스’는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렇다면 이렇게 언발란스한 두 사람이 만나 탄생한 크로스는 과연 어떠할까? 나는 크로스에 담겨있는 21가지의 이야기 중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5가지에 대하여 말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스타벅스’ 다. 스타벅스하면 나는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이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된장녀 사건이다. 그녀는 밥은 700원짜리 삼각김밥으로 때우더라도 디저트인 커피는 5000원이 넘는 별다방에 가서 테이크아웃 해서 마신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들은 그녀를 비난하고 손가락질 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도 된장녀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것을 안다. 보이지 않는 가상 공동체에서 그녀를 비웃었을지라도 실상 현실에서는 그들도 된장녀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미학자와 과학자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좋은 결과물은 대개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시작부터 파격적이기 때문에 대체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결론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정재승과 진중권의 <크로스> 역시 그런 새로운 발상의 궤적을 따르고 있다. 미학과 과학이라는 씨줄과 날줄을 사용해 변화하는 시대를 이해하는 통찰력을 제공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분야의 텍스트를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하도록 만드는 것이 이 책의 지향점이다. 즉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매우 새로운 시도이며, 이러한 시도는 매우 바람직한 대중교양서를 탄생시켰다. 이처럼 작은 것들 뒤에 숨어 있는 도발적인 이야기. 과학자와 미학자는 이런 세상 앞에서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는가. 따뜻한 상상력의 과학자 정재승, 진화하는 인문학자 진중권, 이 두 ‘생각 천재’가 미학과 과학이라는 씨줄과 날줄로 이제 막 진입한 시·공간인 21세기 한국을 흥미롭게 조망하고, 이를 통해 시대를 이해하는 유익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이 책은 과학자 정재승과 인문학자 진중권이 21개의 같은 주제에 대한 각자의 서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느낀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책 표지 앞에 적혀있던 ‘무한 상상력을 위한 생각의 합체’라는 말 그대로 이과, 문과란 두 개의 시선을 크로스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력을 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신선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흔하게 접하는 스타벅스, 구글, 생수 등에 대해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해주어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느라 잠자고 있던 생각을 비로소 깨어나게 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같은 ‘스타벅스’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문학자는 사회현상과 관련하여 해석을, 과학자는 로고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긍정의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