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는 옥희의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어머니는 새로운 사랑을 두려워한다. 결국 어머니는 사랑방 손님의 마음을 거절하고 사랑방 손님은 떠난다. 소설은 옥희의 목소리로 어머니와 사랑방 손님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옥희의 목소리여서 더 슬프게 느껴진다.
문학 수업 시간에 수행평가로 독후감 쓰기를 실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독후감을 쓸만한 책을 살펴보던 중 내 눈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딱 눈에 들어왔다. 안 그래도 요즘 사랑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이 책을 보니 ‘아, 바로 이 책이다’라는 느낌이 '확' 하고 들었다.
이 소설을 창작한 주요섭은 1902년생으로 소설가이며 영문학자이다. 호는 여심(餘心)이다.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사실주의적 기법의 수많은 장편과 단편을 발표하였다. 경희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작품에 ‘아네모네의 마담’, ‘인력거꾼’, ‘사랑손님과 어머니’ 등이 있다.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는 어린아이 옥희의 눈으로 어른들의 사랑, 그것도 당시로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바라보았다. 순수한 아이의 눈으로 본 어른들의 애틋한 감정은 동화적 분위기를 풍긴다.
1960년대 과부에게 새로운 사랑은 금기다. 더구나 그 대상이 남편 친구라면 말이다. 영화의 원작은 시대적 배경이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니, 가부장제도가 강하게 남아있던 사회다. 현대에도 친구의 친구, 남편 친구를 사랑하는 건 껄끄러운 일이며 통속적인 드라마에서 종종 사용하는 소재다.
어머니와 작은 외삼촌과 살고 있는 옥희네 집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친구였다는 아저씨가 하숙을 하게 되었다. 아저씨는 그 동네의 학교 교사로 온 것이었다. 어느날 아저씨와 어머니는 예배당을 갔는데 아저씨와 어머니가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옥희는 그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이튿 날 옥희는 유치원에서 몰래 꽃을 가져와 어머니에게 주었다. 어머니가 어디서 났냐고 물어 봐서 아저씨가 주었다고 거짓말을 하자 어머니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고 이런 거 받아 오면 안 된다고 옥희를 혼내셨다. 그날 밤 어머니는 풍금을 쳤는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어머니의 풍금 솜씨에 감탄하였다.
과부는 수절해야 하고, 재혼을 하면 사회적으로 비난 받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사랑을 이루지 못해서 너무 안타까웠다. 내 생각에 그들은 정말로 서로를 좋아했던 것 같다. 옥희가 유치원에서 가져온 꽃을 가지고 아저씨가 주라고 했다고 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더라도 말이다. 그 꽃을 잘 말려서 보관하고, 풍금도 타고, 얼굴도 붉히고…. 얼마나 설레었을까? 그 감정을 참아야 했던 시대가 너무 안타까웠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6살의 옥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4살의 어머니와 함께 산다. 어느 날 아버지의 친구인 아저씨가 하숙을 하게 되고, 옥희는 아저씨가 아빠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와 아저씨는 삶은 달걀을 주고, 풍금도 타고, 얼굴을 붉히기도 하면서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