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7년 소설 <퀴르발 남작의 성>으로 제7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 소설부문에 당선되며 문단에 등단한 소설가 최제훈의 『퀴르발 남작의 성』. 현상과 환상, 사실과 망상을 넘나드는 결정적 상상력으로 빛나는 저자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믿거나 말거나 새로운 세계 속으로 초대한다. 흥미로운 추리와...
소설 『퀴르발 남작의 성』은 1993년 6월 9일 한국 서울의 K대학교 백정인 강사의 교양과목 <영화속의 여성들>의 내용으로 시작한다. 강의의 녹취록과도 같은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 전개된다. 1953년 에드워드 피셔 감독의 영화 「퀴르발 남작의 성」을 주제로 한 강의는 페미니즘 시각에 입각해서 영화의 여주인공에 집중하나 유동적인 강의의 특성에 따라 줄거리로 내용이 마무리된다.
『퀴르발 남작의 성』은 챕터가 변하고 글의 형식이 변함에 따라 새로운 소제목을 갖는다. 이 소제목들은 크게 봤을 때 날짜와 장소 글의 중심이 되는 인물을 나타내는 형식을 취한다. 1697년부터 2005년까지 다양한 시대와 다양한 장소 다양한 인물들을 관통하는 중심 소재는 『퀴르발 남작의 성』이다. 작가는 동일한 소재를 다룬다는 것을 다양한 시대, 장소, 인물들을 다루면서도 고정된 6월 9일이라는 날짜를 통해 나타낸다.
# 들어가면서
평소 소설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한국 문학하면 더 그렇다. 왠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교과서를 다시 읽는 느낌이랄까? 공부를 다시 하는 느낌이 들어서 멀리하게 된다. 퀴르발 남작의 성. 주변의 권유로 책을 잡게 되었다. 책의 저자 최제훈은 기존 소설에 대한 편견을 깨는 사람이라고 한다.소설은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하위문화를 다루는 장르물이다? 이 같은 질문에 맞서서 말이다. 그는 소설에 대한 편견을 보기 좋게 깨부시고 모든 조각들이 모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퍼즐 같은 이야기로 퀴르발 남작의 성을 그려냈다고 한다. 정말 퍼즐 같은 이야기인지? 퍼즐 속으로 들어가 보려고 한다.
# 책의 구성과 내용
책은 목차부터 특이하다. 처음 이야기는 퀴르발 남작의 성, 다름 이야기는 셜록 홈즈의 숨겨진 사건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목차만 보면 셜록 홈즈의 이야기를 한국작가가 다시 쓰는 걸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제목도 마찬가지다 제목만 보면 책은 어느 유럽의 음산한 성을 배경으로 시작될 것 만 같다.
인간의 욕망은 사회를 이끌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나, 그것이 과하면 그 어떤 것보다도 추악하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보통 자기 자신이 그 추악한 인간이거나 혹은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그렇다 해도 인정하기를 거부할 것이다. 겉으로는 중후한 풍모와 세련된 매너를 지니고 귀족적 품위를 잃지 않는 중년 신사 ‘퀴르발 남작’. 그는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고자하는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의 욕망은 어린아이들을 하녀로 사들이고 그들의 인육을 먹는 엽기적인 취미로 나타나게 된다. 그는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화려하고 웅장한 성에 살고 있다. 낮에 바라보는 그 성은 매우 아름답고 신비롭지만, 밤에는 그 어떤 성보다 으스스하고 음산하여 당장이라도 유령이 튀어나올 것 같다. 이러한 성의 모습은 마치 이중적인 ‘퀴르발 남작’의 면모를 그려내듯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