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스침과 흩어짐이 데려간 풍경과 시간 속에서 써내려간 이야기!은희경의 다섯 번째 소설집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압축적이고 단일하게 한 사람의 긴 인생사를 이야기하는 여섯 편의 작품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눈송이 연작’으로 보일만큼 느슨하면서도 긴밀하게...
작품을 읽는 내내 얼마 전 엄마가 데려왔던 작은 새 한 마리가 생각났다. 둥지에서 떨어졌는지 길에 있던 아기 새를 엄마가 데려왔다. 눈도 채 뜨지 못한 새끼였다. 집으로 데려와 작은 상자에 임시로 집을 마련해주었다. 꾸벅꾸벅 졸다가도 인기척만 느껴지면 먹이를 달라고 날개를 쫙 펼치며 입을 벌리는 본능적인 모습에서 살고 싶다는 새의 의지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틀 뒤 우리는 새를 발견한 곳 주변에 아기 새를 묻어주었다. 이 작은 새도 살고 싶다고 우리에게 말했다. 둥지에서 그랬듯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솟아올라 입을 벌리고 먹이를 원했다. 하지만 나는 이원의 모습에서 작은 새 한 마리가 했던 노력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원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이건 내 얘기인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만 이렇지는 않구나.’ 하는 안도감마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