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독일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로 평가받는 테오도어 폰타네의 대표작이다. 당시의 실화를 토대로 한 소설로, 어머니의 권유로 철모르는 17세의 나이에 결혼한 무남독녀 에피 브리스트의 결혼생활을 그렸다. 간통을 소재로 19세기 후반 귀족 계층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삶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실주의 문학에 대한 강의를 들을 때까지만 해도 어떻게 현실에 대한 사실적 묘사와 객관성이 공존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사실적으로 묘사하면 할수록 그 현실에 대한 객관성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알 것 같으면서도 이해는 안 가는 떠다니는 구름을 잡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은 후에야 현실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작가의 객관성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은 에피와 인스테텐의 결혼 생활 전체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에피와 인스테텐의 결혼 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습니다. 마치 그들의 삶에 대한 판단을 독자에게 넘겨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니면 작가조차도 비판하기 어려운 지극히 한 개인의 삶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정도로 저에게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단지 거리감이 느껴지는 “만들어진 등장인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에피브리스트는 브리스트가의 외동 딸로 자유롭게 사는 아이였다. 나무에 올라가고 친구들고 숨바꼭질을 하며 지냈다. 에피는 자연의 아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인슈테덴 남작으로부터 청혼을 받게 된다. 인슈테덴 남작은 에피의 엄마의 옛날 애인이였다l. 그리고 에피 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 남자였다. 에피의 엄j마는 인슈테덴 남작이 아닌 브리스트를 선택했었다. 브리스트가 훨씬 나이도 많고 더 많은 것을 가지고있었기 때문이다. 에피는 인슈테덴남작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인슈테덴남작과 수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결국 결혼을 하게된다. 그리고 가족 친구들을 모두 두고 남작과 함께 케신으로 가게 된다. 케신의 삶은 그녀에게 지루하고 무서움을 주었다. 그녀는 늘 친구들과 가족을 그리워했고 예전처럼 자유롭게 살수없음을 슬퍼했다.
폰타네의 소설 『에피 브리스트』는 17살의 소녀 에피가 부모님의 뜻에 따라 엄마의 옛 애인이었던 스무 살 연상의 인슈테텐과 결혼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랑보다는 목적을 바탕으로 한 결혼에서 에피는 깊은 내면의 고독을 느끼게 되고, 크람파스 사령관과 잠깐 동안의 은밀한 만남을 가진다.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인슈테텐이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되고 에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보통의 불륜을 소재로 삼은 소설의 경우, 여주인공의 부정이 부각되고 비극의 책임은 모두 그녀의 몫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로 여주인공은 비극적이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한 결말을 맞는다. 그렇다면 『에피 브리스트』에서는 비극이 누구의 책임일까.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으로 그려지는 시기에는 사랑과 같은 감정의 교류를 전제로 한 낭만적인 결혼 보다는 경제적인 기반, 사회적 지위나 신분상승 등을 목적으로 이성에 기반을 둔 결혼이 이루어졌다. 이것이 당시 사람들에게 전권을 휘두르는 그 어떤 것이었고 에피도 이에 대해서는 크게 이의를 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