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가난한 천재 소년의 애달픈 삶을 그린 수채화 같은 이야기1950~60년대 대만의 시골 학교를 배경으로 한 중자오정의 장편소설『로빙화』. 청소년과 어른이 함께 읽고 성장하는 문학 시리즈를 지향하는「카르페디엠」의 두 번째 책이다. 대만 1세대 작가인 중자오정이 교사로 지내면서 겪었던 일들을 소재로...
중자오정이 쓴 <로빙화>는 1989년 대만 동명 타이틀 영화 <로빙화>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경제적 지지와 관심이 없다면 그 재능의 꽃을 피우긴 어렵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가 아이의 생명까지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가난한 아이 고아명의 이야기를 통해 교육, 가난의 대물림, 권력 문제를 잘 보여주었다.
가난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아버지는 남에게 물건을 속여 팔지 않고 정직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지만, 가난이 계속되자 그냥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가난에 찌든 어머니 역시 아이들의 교육이나 미래에 관심이 없다. 오늘 벌어 오늘 사는 ‘생존’에만 관심 있을 뿐이다. 누나인 차매 만이 아명을 돌봐주었지만, 초등학교 6학년 아이의 그림 속에서 재능을 발견하기란 누나의 능력이나 생활 여건이 녹록치 않았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미술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도 그 재능을 펼치지 못한 아명의 이야기가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가난으로 인해 쉽게 고칠 수 있는 감기도 급성폐렴이 되어 어린 천재를 죽음에 내몰게 한 이야기는 더욱더 나를 슬프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슬프게 한 것은 아명을 바라보는 어른들과 선생님들의 태도였다. 아이들에게 숨겨진 무한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워주어야 하는 교육자들의 태도는 과연 어떤 것일까? 이 책을 읽고 진정한 교육자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명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초등학교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나도 아명처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