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낯설고 원망스럽기까지 했던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가족들을 받아들이기까지 열일곱 소녀 미용이의 마음속 혼란을 그린 청소년 소설. <흰 뱀을 찾아서>로 제17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 남상순의 신작 소설이다. 가족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주변의 인간관계를 잘 바꿔 나가는 것이 가장...
이 책은 우수문학 도서로 선정된 이 소설은 “재혼가족의 비혈연 남매를 변형된 업둥이”(구아름, 2011)로 보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아버지의 친척은 자식이면서도 친척으로 가장되어 살아가는 인물과 친척이면서 자식으로 영입된 인물이 전도된 가족관계 안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이 두 비혈연 관계의 남매가 각각 ‘아버지 찾기’와 ‘아버지 지키기’라는 인정 투쟁에서 벗어나 아버지를 공유하는 방식의 연대를 하면서 가족의 위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성장 담론을 제시하였다.
"밥이 끓는 시간"과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청소년 주인공의 친모는 아버지가 야기한 가족 문제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경우이고, "나는 아버지의 친척"에서 친모는 이혼 후 청소년 자녀와 ‘한 부모가족’으로 살다가 암으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 가족 불신과 비혈연 자녀한국사회는 혈연에 기반 한 전통적 가족 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이어서 비혈연 가족을 선입견 없이 수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나는 평범한 가족 속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면 “잘 잤니?”하고 나를 반겨주는 엄마가 있고 “어제 학교에서 공부는 열심히 했니?”하고 물어봐 주는 아빠가 있으며, “언니, 이건 내꺼야! 허락 없이 쓰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해!!!”, “누나, 내 필통 빨리 제자리에 갖다 놔.” 하고 티격태격 거리는 동생들이 있다. 매일 얼굴을 보며 지내는 가족이라 그런지 평소에는 그들의 소중함이 작게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 5명의 구성원 중 한명이라도 빠지면 그 빈자리가 어찌나 크던지 금방 외로워 질 때가 많다.
‘나는 아버지의 친척’ 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할 때부터 ‘책제목 정말 특이하다. 내가 아버지의 딸이면 딸이지, 왜 친척일까? 아버지와 거리가 먼 사이인가?’ 하는 호기심이 나를 끌어 당겼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 아빠께서 교통사고가 나셨던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