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는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조선의 풍경을 총 열 가지의 주제로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현대를 이루는 우리 삶의 모든 것이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총 열 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즉 전통의 것에서 벗어나 현대 생활양식을 이루게 된 문화의...
‘함부로 언급하기 어려운 우리의 역사’
한국의 근대사와 현대사에 대해 논한다는 것은 현 시점에서 개인에게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특히 현 정부 하에서 역사에 대한 논쟁은 결국 사상에 대한 논쟁이나 평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역사교과서의 문제가 현 정부 들어서 국정교과서라는 것으로 귀결되며 첨예한 대립을 이룬 것과 같이 역사라는 것은 한국을 양분하는 거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역사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서술되기 힘든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대한민국과 민족의 역사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기본 잣대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준이 없는 평가는 결국 정치를 위한 공작용도로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를 통하거나 전문가 집단의 의견 일치를 통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특징은 통상적인 한국사 관련 서적처럼 정치적 사건과 그 경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 말기 및 일제강점기의 생활 및 풍속사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 배우고 있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기존 배워온 수업 내용에서 잘 언급되지 않았던, 주로 일상적인 부분들의 근대 한반도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구성면에서는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조선의 총 열 가지의 소주제에 대한 여러 집필자들의 글을 모아놓은 형식으로 쓰여 있었는데,주제가 많기 때문에 독서하고 알게 된 부분이나 느낀 점이 생길 때마다 메모하면서 독서하였다.
의복에 대한 주제에서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조선의 의복에 변화가 나타난 것을 다루고 있었다.
데님 고름 등 있어도 될 부분은 남기고 개량하여 미의식과 전통적 취미를 살리자는 주장이나 흰 옷을 덜 입고 예복으로 정해 명절이나 제삿날에 입게 하자고 제안하는 등의 논의가 일어났다.
욕망의 늪에 빠진 근대
다른 부분보다 근대 의생활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자주 언급되는 신문기사와 삽화들을 통해 당대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행동했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개화기 이후에 유입된 외적 양식이 민중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이는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역사를 볼 때 어떤 관점을 갖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범위와 깊이는 물론 같은 사건을 볼 때에도 다른 관점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첫 째 권에서는 인간의 욕망과 근대의 변화를 연관 지어 서술하고 있다. 의생활, 화장 그리고 성병을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세 가지는 인간 역사의 시작과 동시에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종족번식과 관련되어 있는 이런 외적 요소들은 근대기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그 방법이 유입되거나 교체되는 모양을 띄었다. 이런 인간의 욕망을 통한 외적 양식들이 기울어가는 식민지 조선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아편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