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돌이는 최서방네 맏딸로 태어났다. 귀돌이에게는 분옥이라는 동생이 있고, 어머니는 동생 분옥이가 갓난애기 때 병을 얻어 돌아가셨다. 아버지 최서방은 마땅한 데가 없어 처장가를 가지 못하였고, 그래서 귀돌이는 늙은 노모의 손에 자랐다. 그런데 그 노모마저 봄에 저 세상으로 떠나버렸다. 귀돌이는 여덟 살인데도 어른처럼 불콩을 까넣고 콩밥을 지었고, 아버지 중우 적삼도 빨고 동생 분옥이 옷까지 빨며 고생을 하며 자랐다. 그리고 정원과 정원의 자식들이 친정으로 오게 되어 정원의 딸 이순이와 귀돌이는 친한 동무가 되었다. 어느 장날, 귀돌이의 아버지 최서방이 숨실댁을 과부로 데려와서 귀돌이에게 계모가 생겼다. 숨실댁은 집안 살림은 아주 잘 해나갔지만 귀돌이와 분옥이에게는 못된 계모노릇을 톡톡히 하였다. 귀돌이와 분옥이는 아버지 밥상머리에서 부엌바닥으로 쫓겨나 쪼그리고 앉아 밥을 먹어야 했다. 아버지 빨랫감은 숨실댁이 했지만 두 자매의 옷은 이전처럼 귀돌이가 빨았다. 아버지 최서방은 숨실댁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