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90년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문제가 제기되면서, 그리고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였던 故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 이후 지금까지 약 200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이 정부에 신고를 하였다. 이 책은 그중 한 명인 훈 할머니의 일대기와 위안부 사건의 전말을 다룬 것으로, 16세에 일제에...
1942년 훈 할머니가 열여섯이 되던 해 일본인들에게 끌려갔다. 어느 누구든 일본인에게 대항 할 수도 없었고, 영문도 모른 채 배를 타고 싱가포르로 가야만 했다. 이층집의 세평 남짓한 방에는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침대만 하나 있었다. 편안한 침대가 아닌 이것은 고문대이며 인간의 몸과 마음을 죽이는 방이었다. 일본 제국주의는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잔인하게 변화시키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에도 없으며 조선의 여자들은 일본군에게 성욕을 배설하는 도구일 뿐이었다. 위안부를 만든 일본 정부와 군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범죄는 절대 피해 갈 수 없다. 방에 갇힌 처녀들은 엄청난 고통을 당하면서도 서로 이야기도 할 수 없었고, 자신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여자들은 싱가포르에서 다시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옮겨졌다. 일본 군의관은 처녀들이 아닌 일본 군인들을 위해 성병 검사를 했으며 폭력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