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와 맨스필드의 <원유회>를 번역한 책. 오 헨리와 맨스필드의 단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오 헨리의 작품에는 그의 장기인 '결말의 의외성'이 있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오는 따뜻한 웃음과 콧등이 찡해지는 눈물이 있다. 맨스필드는 매우 시적이며 독특한 산문 문체를...
가든 파티가 열리는 날 날씨는 아주 쾌청했다. 정원사는 아침부터 찾아와 잔디를 깎고 청소를 했다. 로라는 천막을 치러 온 인부와 대화를 했는데 버터를 바른 빵을 들고 나갔다가 혼자서 머쓱해 했다. 물론 요즘 상식으로 봐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인 것 같긴 하다. 파티 준비로 분주한 장면을 아주 잘 묘사한 것 같다.
파티는 가든 파티인만큼 화분도 많이 가지고 왔고 악대도 불렀다. 아마 요즘에도 이처럼 성대하게 파티를 하는 경우는 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티가 한참 무르익던 때에 아래쪽 작은 판잣집에서 스코트라는 젊은 마차꾼이 숨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이 남성은 아내와 아이 다섯을 남겨놓고 세상을 등진 것이다.
로라는 즉각적으로 파티를 중지시키려고 했다. 심정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나 같으면 파티를 중지시키려고 하진 않을 것 같다. 조스는 로라의 말을 듣고 ‘바보같은 소리’라고 하였다. 나 같아도 이런 반응을 보였을 것 같다.
1. 들어가며
캐서린 맨스필드는 35세의 나이로 요절한 영국의 작가이다. 그녀는 죽기 1년 전까지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폐결핵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 <원유회>는 캐서린 맨스필드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내놓은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죽음이라는 테마를 의미심장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보면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어쩌면 작가 본인이 머지않아 닥쳐올 죽음을 예감했는지도 모른다. 캐서린 맨스필드는 이 작품에서 죽음을 아주 예민하고 두렵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시간에 이 작품을 집필했다고 분석을 하면 그 의미가 더욱 깊다. 화려한 삶과 어두운 죽음이 아주 극명하게 비교되며 그 의미가 드러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줄거리는 간단한 소설이지만, 작품 안에 내재된 메시지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삶과 죽음이라는 테마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였다. 캐서린 맨스필드는 이 작품에서 그 무거운 테마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2. ‘삶’과 ‘죽음’
이 작품의 주인공 ‘로라’는 정신없이 원유회를 할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