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김엄지가 풀어놓은 우울하지만 웃기고, 애처롭고도 상스러운 이야기들!2010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김엄지의 첫 번째 소설집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단번에 써내려간 듯한 거친 언어와 술술 읽히는 가독성, 동시대를 그려내는 예리한 감각의 작품을 통해 20대 대표 작가로...
‘그는 산으로 갔다.(p.153)’로 시작돼 ‘그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p.173)’로 끝날 때까지 이 작품에 제대로 된 계획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제목이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대책과 방법을 세우다라는 뜻의 도모와는 달리 주인공 ‘그’는 그 어떤 것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그저 순간의 감정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그’의 즉흥적인 면모는 아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산으로 가기 위해 배낭을 샀다. 양말과 팬티, 점퍼와 트레이닝 바지, 치약과 칫솔, 야구 모자와 수영모, 물안경을 챙겼다. 그는 계곡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다이빙을 하고 싶었다. 3미터는 돼야 해. 그는 수심 3미터 이상의 계곡이 있는 산을 검색했다.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