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57년 발표되어 4·3역사를 세상에 호출해 낸 사상 최초의 4·3소설집 『까마귀의 죽음』. 소설가로서의 김석범의 삶은 오롯이 4·3의 문학적 형상화의 삶이었다. 1957년에 발표한 그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인 《까마귀의 죽음》은 그 시작이었다. 그는 4·3을 통해 역사와 인간의 문제에 천착했다. 4·3사건의...
제주 4•3항쟁을 이야기를 담은 『鴉の死(까마귀의 죽음)』(저자 金石範)은 사실 읽고 싶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우리의 너무 아픈 역사이여서 그 명백하고도 안타까운 사실을 떠올리고 또 생생하게 느껴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잊혀져서는 안되는 역사이기에 마음을 다잡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 배경묘사를 해주는 「雨はあがつていた〭〭 ···(중략)··· 底泠のする日だった。(비가 그쳤다.···(중략)··· 안까지 파고드는 쌀쌀한 날이었다.)」에서부터 제주 4•3항쟁에 대한 당시 암울했던 상황을 알려주는 듯했다. 그 문장들은 글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글의 몰입도를 높여주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빨치산 토벌이라는 이유로 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당하던 암울하고 피비린내 나는 제주도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또한 글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생각했던 제주 4•3항쟁을 보다 생생하게 느끼고, 당시의 모습이 더욱 끔찍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지구상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