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8세기의 시대정신을 뛰어넘은 자유로운 작품!인간의 보편적 문제점을 유머러스하게 탐색한 로렌스 스턴의 대표작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 50년 만에 부활한 정통 세계문학 시리즈 「을유세계문학전집」의 51번째 책이다.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이 18세기 전위 소설은 주인공...
1. Laurence Sterne의 새로운 글쓰기
플롯 중심의 잘 짜인 리얼리즘 소설들과 달리, 스턴의 새로운 글쓰기는 내면적, 자기 반영적 특징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즉각적인 극적 구조를 지니며, 언어가 지닌 이중적 의미를 나타내는 메타포로 사용되는 sexuality에 의해 제시되는 변이들과 연관을 지닌다. 18세기에 쓰인 이 소설은 꽤나 파격적이어서 '18세기에서 20세기로 뛰어든 현대 소설의 대부'라는 찬사를 받는다.
소설의 ‘전범’들 즉, 인물, 사건, 배경이 또렷하게 설정되고 사건 전개과정에서는 핍진성이 갖추고, 인생의 총체성과 모순성 등을 보여주는 그런 것들이 소설이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나는 이런 생각으로 소설을 쓰는 중인데…’라며 소설을 쓰는 작가의 반성적 의식, 문학적 자의식 및 작가의 심리적 과정까지 드러낸다. 이런 소설의 제작과정 다 보여주는 메타소설은 20세기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이다. 이 메타소설의 전신이 바로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이하Tristram Shandy)이다. 당연히 현대적이라 할 수 있다.
스턴은 이 소설에서 형식적 파격을 시도하며 자유롭게 미끄러지며 자신의 의견을 풀어놓는다.
그는 가공 인물 ‘섄디-Shandy’를 내세워 그의 자서전을 쓰고 있는 척하며 섄디 주변의 부수적 인물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는다. 섄디라는 화자를 내세워 섄디의 탄생부터 출생과정을 이야기하겠다고 하던 그는 뜬금없이 자신의 아버지나 삼촌, 목사님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인생의 경구 같은 것들을 삽입하다가, 자신의 문학관을 피력하기도 한다. 독자들을 위해 욕을 쓰라며 밑줄도 그어주기도 한다. 일부가 분실되었다며 백지로 남긴 부분도 있다. 철저히 ‘줄거리’라고 할 만한 것을 파괴했기 때문에 줄거리를 좇으며 읽어나가려면 자주 길을 잃는다. 곁가지로 넘나들고 딴청을 피우며, 영국적 농담과 풍자가 난무한다. 이것이 이 소설, 아니 Shandy의 글쓰기의 실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