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금까지의 많은 종교비평서들은 종교의 폭력성과 야만성을 지적하는 것에서 시작해, 신경과학·분자생물학·동물행동학·집단유전학·발생학 등 자연과학에 바탕해 종교를 ‘외부로부터’ 비판해 들어갔다. 그러나 히친스는 기존과 달리 종교의 폭력성과 야만성을 신의 속성에서 찾아 신과 함께라면 인간은...
우선 전체적인 흐름을 요약하자면, 한마디로 기독교 등의 일신교를 책의 저자가 제대로 “까”는 내용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저자 개인의 감정적인 표현이 많아 한쪽으로 극도로 치우친 주장으로 인식되어서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어떤 느낌이냐고 한다면 ‘무신론의 광신도’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일신교를 감정적으로 ‘까는’ 모습에서, 마치 연애하다가 상대방에게 차인 후에 그 상대방의 온갖 단점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남들에게 흉보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특유의 냉소적인 아메리칸식 조크가 번역과정을 통해 번역어투로 바뀌어, 그 결과 문장이 어색해져 오히려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었다. 그로인해 내가 이 책과 저자에 갖게 된 약간의 부정적인 감정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음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저자가 일신교에 부정적인 감정의 집착을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한 모습에서, 마치 니체의 ‘신은 죽었다’란 표현의 이면에 ‘죽었다’에서 신이 그 이전까지는 살아 있었으며 동시에 신을 생사가 가능한 어떤 것 즉 ‘존재’하는 무언가라는 의미를 내포해 역설적으로 신의 존재를 어느 정도 인정해버린 것처럼, 저자가 감정적으로 일신교를 비난하는 것 같은 모습이 역설적으로 그의 주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 같다.
보통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사람의 주장은 어느 정도 걸러듣기 마련인 것이다.
신에 대한 믿음의 종류 중, 불가지론자는 아예 일신교 등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닌 무관심이듯,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일신교에 대해 지대한 관심(그것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간에)이 있음이 틀림없다.
그래도 이런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러 가지 생각의 화두들을 던져주는데 그러한 관점에서 충분히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몇몇 구절들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책 157페이지 中 (...)이 이야기들이 가짜라는 것, 모세가 이 이야기들의 지은이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모세시절이 아니라 그로부터 수백 년이 흐른 뒤에야 만들어 졌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