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기술 진보와 경제 성장이 만들어낸 전지구적 자본주의가 승리함에 따라 더 많은 쓰레기가 생긴다. 자본주의의 무제한적 생산 욕구에 이끌려 소비자들은 더 빨리 상품을 소비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기를 요구받는다. 모든 상품은 마치 버려지기 위해 생산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여기서 ‘쓰레기’...
‘잉여’란 여분, 불필요함, 무용함을 의미한다. 이 구절을 읽고 나는 좀 의아했다.
자본주의 경제 하에서 ‘남는다.’는 것은 시장을 형성하게 하고 부를 축적하게 하는 등 좋은 의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잉여는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사실 없어져도 되는 것, 필요 없는 것이다.
요즘 우리 세대는 어느 순간부터 ‘잉여’라는 말을 자주 쓴다. 어제도 친구로부터 ‘잉여네’ 라는 말을 들었다. 갈 곳도, 할 일도 없이 이 책을 읽으면서 뒹굴뒹굴 하는 나를 보면서 친구가 한 말이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어갈 말인데, 이 책을 읽고 있었던 터라 그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다.
사춘기 때, ‘내가 왜 태어났을까’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 그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세상 어느 곳에서든 내가 할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잉여라고 규정되는 것은 스스로 존재할 이유를 빼앗긴 것이다.
왜냐하면 사실 잉여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의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