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는 플라톤에서부터 장 보드리야르까지 모두 42개의 생각을 정리한 ‘인문의 지도책’이다. 인문의 문을 여는 데 기초가 되는 생각들이 쌈박하게 정리되어 있다. 인문지식을 우리가 맞닥뜨리는 사회적 이슈와 다양한 사례, 역사적 사건과 접목시켰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
인문학(liberal arts)은 정답 찾기에 익숙한 나에게는 접근하기 힘든 벽과 같다. 대학이 취업을 하기 위한 양성소 같은 상황에서 인문학을 접한다는 것은 더욱 더 어려운 일이다. 한 마리도 큰마음 먹고 다가가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이렇게 설상가상의 상황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실용적 학문이 주지 못하는 본질에 대한 탐구욕 때문이다.
또한 삶이든 인간이든 본질을 나름대로 이해하고 자기만의 주관을 갖추지 못하면 바람에 흔들리는 등불처럼 위태로울 것이다. 인문학이야말로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의 조화를 추구하고 삶의 궁극적 목표를 찾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내놓겠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이 허언이 아닐 것이다.
1. 들어가며
나는 최진기의 강의를 무척 좋아한다. 유투브에 업로드 되어 있는 그의 인문학, 경제학 강의를 하나씩 보다 보면 점점 빠져들어 가끔 유료강의를 신청하고픈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따라 인문학 서적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최진기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사서 읽게 되었다. 그는 어려운 내용을 내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탁월한 재주가 있는데 특히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과 접목하여 쉽고, 그리고 현장감 있게 설명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어서 이 책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가 매우 기대가 되었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동서양 고전, 철학, 과학철학, 문화, 근대사상을 테마라 대표적인 인물들을 간략히 소개하고 이들이 과연 당시 어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으며 인류에 어떠한 업적을 남겼는지를 차근차근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책에서 보지 못했던 재밌는 부분은 각 챕터의 말미마다 ‘확인하고 넘어가기’라는 타이틀로 빈칸채우기 퀴즈를 통해 일종의 요약을 해주는 단계였다. 정답페이지를 별도로 멀리 빼두었다면 귀찮아서 몇 개만 풀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저자는 친절하게도 각 문제의 해답에 해당되는 단어들을 순서를 뒤섞어 나열해두고 매칭해 볼 수 있도록 하여 해당 챕터에서 소개된 핵심 개념이나 저서, 용어들을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준다. 이러한 점 때문에 비록 이 책이 교재는 아니지만, 억지로 외울 생각도 사실 없지만 상당히 신선하고 유익하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 저자는 38명의 사상가 또는 학자의 이론이나 사상을 소개한다. ‘인문 입문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입문서’라는 말에 맞게 책의 구성이 무겁지 않으면서도 알짜배기만 쏙쏙 골라서 정리해 잘 놓았다. 전체 구성과 편집은 청소년들이 보는 참고서 같은 느낌이다. 따라서 나와 같은 인문학 초보자들에게는 말 그대로 인문을 향한 첫 디딤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