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존재는 죽음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참 괜찮은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물론, 나이가 더 많거나 질병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들은 그들의 죽음에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훨씬 더 구체적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불필요하거나 시간 낭비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영국의 유명한 신경외과 의사인 저자는 노환으로 인해 은퇴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본 삶과 죽음, 그리고 그 깨달음에 대해 썼다.
한국인 연간 사망자는 270,000명으로 하루에 700명이 죽고 있다. 그들의 마지막 모습은 어떠하였을까? 여기 매일 죽음을 목격하는 한 남자가 있다. 신경외과 의사로 명성이 높은 헨리 마시가 그 사람이다. 그는 이 책에서 수십 년 동안 외과의사로 일하면서 보고 느끼고 경험했던 소회를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우리에게 담담하게 들려준다.
이 책의 원제는 “Do No Harm“이다. 해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한글 제목만으로 죽음에 관한 철학적 에세이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외과의사로서 은퇴를 앞둔 한 의사의 자전적 에세이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겠다. 물론 병원이라는 곳이 삶과 죽음이 늘 공존하는 공간인 만큼 죽음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 또한 자신의 손을 거쳐 간 많은 죽음을 통해 ‘괜찮은 죽음의 조건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