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야기의 유목, TV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텔레비전 드라마의 미학『드라마, 시학을 만나다』. 이 책은 <굿바이 솔로>, <내 이름은 김삼순>, <다모>, <미안하다, 사랑한다>, <연애시대>, <하얀 거탑> 등의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미적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대중...
일상생활에서 가장 가까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라마. 우리 일상생활에서 너무 깊숙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너무 깊숙이 차지하고 있어서 그 존재가 당연한 듯이 여겨진다. 너무 친숙하고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를 전통 예술의 관점에서는 드라마는 예술로 취급하지 않는다.
먼저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의 기준은 무엇인가? 예술은 미적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활동이다. 이런 미적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활동의 기준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가? 그 기준의 중심축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공교롭게도 그 중심의 있는 사람들은 소수의 사람들이다. 특정 소수 집단은 그들의 기준을 오직 전통적인 예술로 기준을 삼는다.
「드라마, 시학을 만나다」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예술 장르로 인정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논의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에서는 영화와 드라마를 두고 비교하는 부분이 등장한다.
영화는 탄생 초창기부터 빠르게 예술의 한 장르로서 인정받은 반면, 텔레비전 드라마의 경우 여전히 예술적 장르로서 인정받지 못한 채 현재의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텔레비전 드라마가 예술적 장르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여러 가지를 대며 설명해주고 있다.
첫 번째로는 텍스트에 대한 소유와 공유의 차이로 인해 결정지어지는 ‘상대적 위계’를 말한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사람들이 접근하는 데 용이한 편이다. 물론, 영화도 접하기에 비용이 부담스럽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되면 비용 없이 무제한적으로 공유되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텍스트가 지닌 장르적 독립성 및 자기 완결적 구조에서도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
드라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모이게 한다. 사실 드라마도 연극이나 영화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극’ 장르에 속한다. 그러나 드라마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대개 예술이라기보다는 오락이란 생각이다. 김수현처럼 인기 드라마 작가는 베스트셀러 소설가를 능가하는 소득을 올린다.
그러나 김수현을 예술가라고 부르기는 왠지 망설여진다. 무명의 소설 작품 하나를 쓴 소설가도 사회적으로 예술가로 칭해지지는 것과 대비된다. 드라마 작가에 대한 이런 대접은 드라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텔레비전 드라마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학에서 드라마학과도 생겼지만 여전히 드라마는 예술분야에서는 천덕꾸러기 같은 위상이다. 저자 박노현은 여기에 문제의식을 가지고,정말 드라마가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 장르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이론을 바탕으로, ‘굿바이 솔로’, ‘내 이름은 김삼순’, ‘다모’, ‘미안하다, 사랑한다’, ‘연애시대’, ‘하얀 거탑’ 등의 미니시리즈를 통해 드라마의 폄하를 비판하고 그 미학적 가치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