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르네상스부터 리먼사태까지 회계로 본 번영과 몰락의 세계사!역사학자이자 맥아더 ‘지니어스’ 상 수상자인 제이컵 솔(JACOB SOLL)은 수천 년에 걸친 인류 역사에서 회계가 어떻게 왕국과 제국과 전체 문명을 형성해왔는지를 연구해왔다. 이 책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는 회계라는 관점...
회계의 정의는 무엇인가? 위키백과에 따르면 ‘기업의 일정 시점 재무상태 및 일정 기간 경영성과를 측정하고 분석하여 이를 이해관계자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회계가 너무나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가계부와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국 돈이 얼마나 들어오고 얼마나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다." 다만, 개인이 아니라 기업 혹은 국가와 같은 규모가 큰 단체에 맞도록 형태를 바꾼 것뿐이다.
그렇다면 회계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은 쉽다. 첫 번째 이유로는 돈을 관리하기 쉽게 만들어준다. 우리가 돈을 기록하지 않고 쓰게 되면 생각보다 많이 써서 놀란 경험이 한 번은 있을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쓰다 보면 통장이 텅장이 되어있다. 돈이 나갈 곳은 있는 데 주머니는 비어 있는 것이다. 개인은 그냥 '아 그렇구나 다음 달에 조심하자’ 라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개인보다 큰 규모의 단체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렇게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록하지 않는 다면 통제하기는 어렵다.
두 번 째로는 부정부패의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계모임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보통 각자 돈을 내서 총무에게 맡기게 된다. 그런데 아무도 기록을 못 보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혹은 총무가 다른 마음을 먹고 기록을 조작하면 어떻게 될까? 난리가 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조작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조작이 일어나지 않던 시기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부정부패는 역사를 걸쳐 내내 일어나던 일이다.
나의 감상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회계가 역사 속에서 어떠한 시행착오를 거쳐 발전하였고, 그 과정에서 그 시대 혹은 한 사회의 흥망이 회계에 의해 갈라졌음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회계’라는 시스템은 아무리 빨라도 산업혁명 이후에나 등장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회계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때부터 존재했다. 그리고 경제가 발전해가면서, 회계 장부에 기록해야 할 것이 점차 많아지게 되면서, 시장의 요구에 따라 복식부기, 감가상각 등의 요소가 추가되어 현재의 회계 시스템이 갖춰지게 된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회계=책임’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회계가 거래를 기록하고, 돈을 관리해주는 장부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권력자들은 회계가 가진 책임성 때문에 회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멀리했다. 회계장부 작성을 위해서는 발생한 거래들, 구매내역, 등을 빠짐없이 기록해야 했으므로 부패한 사회, 기업, 가문들은 정확한 회계장부 작성을 꺼려한 것이었다. 그 결과 자신들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여 파산하고 말았다. 다시 말해, 회계는 타인에게 자신의 책임성을 입증해주는 수단이자, 자신의 자산을 보호해주는 안전벨트와 같은 것이었다.
소개된 역사를 살펴보건대, 투명한 회계는 한 국가, 한 시대의 흥망을 결정했다. 정확하지 않은 회계 관리는 부유했던 나라를 몰락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과거에만 일어나고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와 꽤 가까운 시점에도 일어났다는 것이 놀랍고도, 무서웠다. 책의 부제처럼 회계로 인해 르네상스가 망하고 리먼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다시 말해, 회계를 소홀히 하여, 언제든지 끔찍한 경제적 공황 상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권력가나 기업의 총수들이 투명한 회계장부 작성을 위해 힘 써야 한다는 생각을 지녀야한다. 또한 시민들도 더 이상 회계를 어렵고, 회계사만이 해석할 수 있는 장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회계장부를 가까이 하면서, 권력자들에게 회계장부의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서문 루이 16세는 왜 단두대로 보내졌는가
루이 14세는 1661년부터 수입과 지출, 자산을 기록한 회계장부를 1년에 두번 씩 받았다. 이처럼 회계에 관심을 보인 전제군주는 루이 14세가 처음 이었다. 언제라도 나라의 재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회계장부를 가지고 다니는 국왕. 당시 이런 행위는 근대 정치와 재무 책임성의 출발점으로 보였다.
1683년 콜베르가 죽자마자, 막대한 비용을 사용해서 늘 적자에 시달리던 루이 14세는 회계장부 기록을 중단했다. 그는 회계장부가 행정을 성공으로 이끄는 도구가 아니라 국왕으로서 자신의 결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1715년에 임종을 앞둔 루이 14세는 자신이 과도한 지출로 프랑스를 파산시켰음을 인정했다. 그 해 9월, 리먼브라더스 은행이 몰락한다. 이 와중에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무가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도가 일정 기준 이하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기로 약정하고 주택을 담보로 빌려주는 대출)과 신용부도 스와프(채권을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신용 위험만을 분리해서 시장에서 사고파는 신종 금융파생상품거래)를 통해 자멸해가는 와중에 막대한 부를 쌓았다. 리먼브라더스가 분식회계를 이용하여 회계기록을 조작한 명백한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직후 미국의 다른 투자은행들도 도산하기 시작했고, 세계 금융 시스템은 붕괴 위기에 몰렸다.
<중 략>
제 1장 회계장부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많은 수치들을 대면서 건축물과 군대와 위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회계장부 기록에서 가져온 수치로 자신의 성공을 측정했는데 아무도 이점에 주목하지 않았다. 회계를 관리와 정당화의 도구로 이용했던 아우구스투스 이후에 등장한 다른 지도자들이 회계장부의 재무 수치를 발표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힘과 활동을 정당화 하기까지 무려 1,700년이나 걸렸다.
고대의 재무는 상점회계, 곧 기본적인 재고 조사에 국한되었다. 문자기록이 남아 있는 곳은 어디에서나 계수표시나 원시적인 장부가 만들어졌다. 회계는 주로 재고조사를 목적으로 했으나, 잉여 곡물을 계산하는 목적으로 이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