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김범의 소설로, 돈이 최고인 이 세상에서 자신의 일생을 인정받으려는 제니 할머니의 투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조선시대 마지막 선비를 자처하는 할아버지, 시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한 아버지, 동네 슈퍼를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 사학과...
장편 소설 ‘할매가 돌아왔다’의 중심소재는 할머니의 유산 60억 원이다. 그리고 ‘할머니의 유산 60억은 진실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궁금증이다. 독자들도 궁금해하지만, 등장인물들도 몹시 궁금해한다. 참으로 마음을 혹하게 하는 문제이다. 죽은 줄 알았던 할머니가 살아 돌아와 집안을 차지하고 느닷없이 너희에게 줄 60억의 유산이 있다고 선언한다. 그 순간 가족들의 머릿속에서 어떤 계산을 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할머니께 잘하면 더 받을 수 있는가? 사실 필자도 소설처럼 할머니가 60억을 들고 나타났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의심한다. 할머니의 유산은 정말인가. 그리고 각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만약 할머니의 유산이 거짓이라면 그래도 할머니는 우리 할머니가 될 수 있는가?
광복을 코앞에 두고 염병에 걸려 죽었다던 할머니가 느닷없이 나타난다. 생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할매가 괴상한 모습을 한 채 집안을 차지한다.
1. 들어가며
SBS 드라마 ‘떳다 패밀리’의 원작인 장편소설 ‘할매가 돌아왔다’의 중심소재는 ‘할머니의 유산 60억’이다. 그리고 이 줄거리를 끌고 나가는 줄기는 ‘할머니의 유산 60억은 진실인가’하는 물음에 대한 지독한 궁금증이다. 독자들도 궁금해 하지만 등장인물들도 궁금해서 미친다.
보는 사람에게야 남의 일이지만 줄거리 속 등장인물들에게는 두당 적어도 5억씩은 떨어질 유산이 진실인지 아닌지가 생사의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돈이 필요한 절절한 사정은 있게 마련인 것이다. 참으로 마음을 혹하는 문제이다. 죽은 줄 알았던 할머니가 살아돌아와 집 한켠을 차지해 불만스럽고 불편해 죽겠는데 느닷없이 “너희에게 줄 60억의 유산이 있다”라고 선언하다니. 그 찰나에 가족들이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 계산을 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계산하지 앉았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나도 궁금했다. 60억은 어디서 났는가. 나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내가 받으면 얼마나 받을 것인가. 할머니께 잘하면 더 받을 수 있는 것인가. 나의 현실도 이야기처럼 할머니가 60억을 들고 나타났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의심할 것이 분명하다. 할머니의 유산은 진실인가.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다. 만약 할머니의 유산이 거짓이라면 그래도 할머니는 우리 할머니가 될 수 있는 것인가.
2. 줄거리
- 할머니가 돌아왔다.
첫 사건이다. 등장인물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첫 사건. 할머니가 돌아왔다.
광복을 코 앞에 두고 염병에 걸려 죽었다던 할머니가 주인공이 집에 혼자 있을 때 느닷없이 들이닥친다. 생전에 본 적 없던 노인이 우스꽝스럽다 못해 괴상한 모습으로 할머니라 주장하며 집안을 차지하고 들어와 앉는다. 이름은 정끝순 여사. 깃털 달린 기괴한 밤색 벙거지 못자를 쓰고 동전만 한 은빛 반짝이가 잔뜩 달린 요상한 원피스 정장을 입은 모습으로 “네가 달수 아들이냐?” 하며 꼿꼿하게 들이닥친다. 그 다음부터는 가족들의 충격의 도가니.
진보사상을 가지고 수년째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해 집안을 거덜내고 있는 아버지 최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