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국의 진보적 언론인 존 리드가 쓴 이 책은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사건인 러시아 혁명을 직접 체험하고 쓴 르포 문학으로, ≪카탈로니아 찬가≫, ≪중국의 붉은 별≫과 함께 르포문학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유명한 역사학자 A J P 테일러가 말했듯이, 이 책은 “혁명을 기록한 모든 책들 중 단연 최...
혁명革命. 그것은 일반적으로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정치적 혁명에 한정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 분야에서의 혁명이 다른 분야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영향력을 가지기도 한다. 그에 대한 적절한 예로 ‘세계를 뒤흔든 열흘’이 다루고 있는 10월 혁명(11월 혁명)을 들 수 있겠다. 1917년 러시아에서 일어난 이 혁명은 20세기 초 러시아에만 국한되지 않고 현재까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를 뒤흔든 열흘’은 세계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러시아 혁명을, 격렬한 역사의 한 단편을 미국의 언론인이었던 존 리드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하여 쓴 글이다. 이 책에서 서술되는 대부분의 내용은 페트로그라드에서 있었던 일이지만, 때때로 모스크바 등 다른 지역에서 관찰한 이야기들도 포함되어 있다. 시기상으로는 책의 대부분은 1917년의 10월, 11월을 다루고 있다.
1. 10월 혁명의 증거물
1971년 10월의 러시아에서 세계역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혁명이 일어났다. 1789년 프랑스에서 있었던 혁명이 부르주아들의 혁명이었다는 수정주의자들의 의견을 일부라도 수용한다면, 볼쉐비키의 10월혁명이야 말로 인류역사상 진정한 변화를 일으킨 최대의 사건이었다. 스탈린이 그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았다면 레닌이 세운 그 농민, 노동자의 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 모습은 아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자본도, 지식도, 군대도 소유하지 못한 민중이 어떻게 스스로의 힘으로 봉건체제를 뒤엎는 것이 가능했을까? 일부 보수적인 논객들이 주장하듯 단순한 폭동 볼쉐비키가 민중을 현혹하여 일으킨 부장 폭동에 지나지 않을까? 그래서 당연하게도 스탈린 독재국가가 등장한 것일까? 이 의문점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혁명을 기록한 모든 책들 중에서 단연 최고”로 꼽히는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은 페드로그라드에서 볼쉐비키와 러시아 민중이 그 날 한 일들을 기록한다.
이 책의 최대 미덕은 기자 특유의 생생한 현장감이다. 존 리드는 혁명 러시아의 수도인 페드로그라드와 그 주변 도시들, 혁명의 두 번째 격전지였던 모스크바까지 곳곳을 누비며 이 책을 기록했다. 레닌, 트로츠키등의 볼쉐비키 지도자들과 병사들, 공장 노동자들, 농민들까지 러시아 혁명의 수많은 주인공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또한 존 리드는 미국인 기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귀족, 반혁명 장군들과 케렌스키, 사회혁명당, 멘셰비키 같은 ‘온건’ 사회주의자들의 은밀한 고백까지 담아낸다.
박노자 씨의 말처럼 “스탈린 독재가 왜곡하고 정권 유지의 프로파간다 수단으로 전용한 1917년 혁명의 진실한 모습, 혁명 러시아가 하나의 입체적 그림처럼 다가온다.”
볼쉐비키가 주도한 10월의 무장 봉기는 얼마나 많은 노동자, 병사의 지지를 받았을까? 볼쉐비키당은 “대중 의지의 궁극적, 정치적 표현”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