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상가 10인의 문장들로 빚어낸 슬픔에 관한 십계명『우리는 매일 슬픔 한 조각을 삼킨다』는 2010년 데상브로 상을 수상한 책으로 프리드리히 니체, 페르난두 페소아, 마르셀 프루스트 등 모럴리스트로 불릴 만한 사상가 10인의 문장들로 빚어낸 ‘생의 슬픔’에 관한 철학 에세이이다. 현대의 노예적 인간...
원제는 [Philosophie sentimentale]- ‘상티망탈’이다. 상티망은 ‘내 감상’, ‘내 느낌’, ‘내 견해’ 라고 해석 될 때 사용되는 단어이다. 때문에 철학의 개념들을 엄정하게 사용하도록 훈련받은 독자들은 이 책이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그는 독자를 설득하려 들지도 않고, 증거를 제시하지도 않으며, 모순을 감추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의 사유를 보일 뿐이다.
저자의 사견이지만, 그 속에 의외의 탄탄함이 느껴진다. 저자의 일관된 염세주의는 통찰력이 있다.
모두가 코스모스를 인식하는 속에서 혼자 ‘카오스’라고 굳게 믿으며 살기는 쉽지 않다.
이성적 동물의 숙명상 우리는 늘 어떤 문화, 관념, 체계의 얼개로 파악하려든다.
이것이 ‘코스모스’이다. 우리는 그저 그 신념이 무너졌을 때만, 고통스럽게 카오스를 절감한다. 시테프는 그러나 평온한 일상 속에서도 ‘질서는 없다.’
‘섭리는 없다.’ ‘세상은 혼란일 뿐이다’라고 느끼며 아무렇지도 않게 삶을 영휘한다.
철학이라기 보다는 궤변과 요설의 문학적 가치가 배어있는 에세이, 한바탕 산책이다.
이런 글이 아니라면, 어떤 철학자가 함부로 소크라테스, 스피노자, 칸트 같은 철학의 아버지들의 글을 두고 대충 뭉뚱그려 싸잡아 ‘난해함으로 오류를 가리는 ‘의미과잉’의 편집증 환자‘라 함부로 비판하겠는가?
몽테뉴는 ‘이데아’ 따위의 형이상학적 체계를 공허한 허풍이라 여겨왔으므로 ‘난해함’을 “학자들이 사기꾼처럼 자기 기술의 허무함을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화폐”로 보고 “어리석음에 대해 이 화폐로 쉽게 지불”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철학자들을 사유, 이성, 상상의 과잉에 시달리는 ‘의미 과잉’ 의 편집증환자로 봤다. 몽테뉴는 형이상학자들이 시간, 죽음, 쾌락, 고통을 자신과 직결된 현실로서 다루기를 거부하는 꼴을 참고 보지 못했다.
“사랑은 두 고독을 맞바꾸려는 시도다” -가세트.
저자가 볼 때, 확신하는 자들이 확신하는 것은 명확해서가 아니라 아직 모호한 구석이 있을 때 한다.
스피노자는 개념적 눈속임을 통해 ‘존재’를 ‘당위적 존재’로 바꾼다. 자신의 인간론에 ‘목적론’을 슬쩍 끼워 넣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