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극단을 배제하고 극단을 포용하는 중도의 정치철학을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적대적인 좌우 이념 갈등 때문에 한국의 정치문화가 황폐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이진우 교수는 한국의 정치적 문화 토양이 척박한 것은 진정한 의미의 좌우 구별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좌파가 진보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보수적 우파가 무엇을 보수하겠다는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정치적 이념은 미래사회의 방향을 말해주는 정치적 이정표이자 어떻게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다.
정치적 이념이 실종된 정치의 ‘패션화’는 결국 정치를 몰락시키며, 현실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감성적·정치적 ‘취향’이 바람직한 미래사회의 이성적·정치적 ‘방향’으로 전환되려면 정치적 이념에 관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연일 나라가 시끄럽다. 남북 분단 이후로 이념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것 같다. 가까운 사람들끼리도 정치 얘기로 싸우고 있고, 인터넷상에서의 논쟁은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나 또한 정치적 색깔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뉴스를 볼 때마다 속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와 생각이 다른 내 주변 사람들과 척지고 싶진 않았다. 나는 이념에 잡아먹힌 내 자신이 되고 싶지 않았다. 이념에 대해 바르게 알고 싶었다. 그래서 모바일 도서관 검색창에 ‘이념’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였고 중도정치에 관한 책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중도라 하면 보통 간잡이와 같이 약은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정치철학자이자 사회철학자인 이진우 교수는 중도야말로 올바른 사회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고 주장한다. 나는 적어도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중도의 입장에서 좌우를 바라보고 어떻게 해야 함께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