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멍때리기 대회’ 창시자 웁쓰양이 말하는
커피 값 정도의 작은 사치
멍때려도 괜찮아요!
『내일은 멍때리기』는 ‘멍때리기 대회’ 창시자이자 아티스트 웁쓰양이 담은 ‘멍때리기 대회’ 개최 전후의 이야기다. 자신을 ‘흔해 빠진 예술인’이라 일컫는 웁쓰양은 ‘외계인’, ‘지구인’, ‘예술인’의 3단계를 거쳐 보편적인 일상 속 자신만의 특별한 세상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어린 시절 언젠가 우주로 떠날 것이라는 비밀을 품은 웁쓰양은 종종 우주여행을 떠나곤 했다. 부모님이 심하게 다투는 날, 서로를 밀치고 당기는 소리와 무언가 깨지는 소리를 피하고 싶은 날은 우주여행을 하기 최적의 날이다. 서로를 향해 쏟아지는 날카로운 말의 칼날 속에서 ‘나는 외계인이고 저들을 관찰하는 임무 수행 중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공포와 불안의 감정을 떨쳤다.
은하 반대쪽에서 온 외계인이었던 웁쓰양은 이제 그저 초라한 지구인 재수생으로 신분이 바뀐다. 지구인으로서 보내는 시간은 학교, 학원을 반복하는 무의미하고 아무렇게나 나뒹굴던 시간이었다.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웁쓰양은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해 고민하고 모두에게 멈춰 쉬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미래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기 위해 쉬어야 한다는 교훈적인 설명이 아닌, 그저 피곤한 ‘나’를 위한 자연스러운 휴식은 ‘멍때리기’였다. 멍때리는 시간은 낭비가 아닌 커피 값 정도의 작은 사치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웁쓰양이 준비한 다 같이 멈춰 쉬는 시간, ‘나’를 위한 멍때리기를 함께해보자.
‘멍때리기 대회’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몇 년 전 언론기사를 통해 ‘멍때리기 대회’ 소식을 접한바 있다. 특히 2016년에는 유명 가수 크러쉬가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대회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대회를 처음 접했을 때 저런 대회를 대체 왜 개최하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멍때리기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한번 쯤 선생님께 멍때리지 말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항상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멍때리기는 결코 권장사항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왜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하면서까지 이를 장려하는 것일까? 나는 웁쓰양의 에세이를 읽으며 이러한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예술가가 필요한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