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는 어쩌다 헬리콥터 부모가 되었을까? 오늘날 교육은 더 완벽한 ‘스펙’을 만들기 위한 끝없는 경쟁이 되었다. 부모는 다섯 살 난 아이의 커리어를 걱정하며 학교생활뿐 아니라 과외 활동, 놀이 친구 맺어주기까지 아이의 일상을 촘촘히 계획하고 관리한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되는 양육 전환의 현실은 아이를 느긋하게 키우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말한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기울어진 교육》은 자녀에 대한 개별적인 욕망과 애정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양육의 문제를 경제적 변화에 대한 부모의 합리적 반응으로 설명하며, 불평등한 세상에서 사랑과 돈, 그리고 자녀 교육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한다.
“… 부모라면 못할 것이 없다는 망상에 빠져 사회구조의 중요성을 망각한 사람들의 필독서다.”_오찬호,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저자
“… 멀쩡한 사람들도 자녀의 교육 문제에서만큼은 맹목적이 되는 현실이 못마땅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_조귀동, 《세습 중산층 사회》 저자
■ 책 제목
- 기울어진 교육 (부모의 합리적 선택은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가?)
■ 저자
마티아스 도프케, 파브리지오 질리보티 저/김승진 역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03월 19일 | 원서 : Love, Money, and Parenting: How Economics Explains the Way We Raise Our Kids
■ 서평
왜 오바마는
한국식 교육을 극찬했을까?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한국 교육 예찬은 익히 알려진 바다. 그는 교육 예산을 삭감하려는 공화당을 공격하거나 정부의 교육 혁신 정책을 알릴 때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과 그들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을 빠지지 않고 언급하곤 했다. 정작 한국은 과열된 사교육 시장과 그로 인한 교육 불평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지만 말이다. 비슷한 시기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는 《타이거 마더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라는 책에서 중국계 미국인 부모의 성취 지향적이고 때로는 강압적인 교육 방식의 장점을 나열하며 이 책을 일약 베스트셀러로 만든다. 어쩌면 오바마의 한국 교육 예찬은 미국 부모의 양육 방식에 생기기 시작한 변화를 보여주는 징후였는지도 모른다.
독일과 이탈리아 출신의 두 젊은 경제학자가 쓴 《기울어진 교육》은 미국을 휩쓸고 있는 ‘타이거 맘’과 ‘헬리콥터 부모’의 출현을 양육을 둘러싼 경제적 인센티브의 변화로 설명하려는 시도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아이들을 기르며 자신들이 1970년대 자신들의 부모 세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양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란다. 아이들이 낙제만 하지 않으면 신경 쓰지 않던 부모 세대와 달리, 오늘날 저자 또래의 부모들은 음악 교습부터 스포츠 활동까지 온갖 교육에 아이를 등록시키고, 숙제는 제대로 했는지 검사하며, 꼬박꼬박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의 놀이 약속까지 대신 잡아 준다.
“현대 교육 체계는 표면적으로는 기회의 평등을 이상적 목표로 내세우지만, 현실적으로 그 이상은 사회적 구조의 복잡한 틀 속에서 퇴색되고 있다. 부모의 소득과 사회적 지위가 자녀의 학업 성취와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은 더 이상 새로운 논제가 아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능력 차이로 설명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로, 그 깊이는 교육 체계가 가진 근본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왜 이러한 불평등이 발생하는가? 그 답은 단편적이지 않다. 부모의 경제적 자원은 자녀의 교육적 환경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되며, 이는 교육의 공정성에 커다란 균열을 만들어낸다. 이를 설명하자면, 부모의 사회적 자본이 어떻게 교육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이를 설명하자면, 일본의 사교육 시장(JUKU)의 확장은 단적인 예가 된다. 1990년대 신자유주의적 정책 도입 이후, 사교육은 단순히 개인의 학업 능력을 보완하는 수단을 넘어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구조적 투쟁의 장으로 변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