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국제관계, 국제정치를 보는 여성학의 고전
미국 클락 대학교 여성학과 교수 신시아 인로의 『바나나, 해변, 그리고 군사기지』. 군사전략과 세계시장의 성정치를 선구적으로 다룬 페미니스트 고전이다. 여성주의로 국체정치를 들여다보고며 산업화된 나라나 제3세계 나라의 여성을 여성 소비자로서뿐 아니라, 지구적 정치 주역으로서 고려한다. 수많은 여성들에게 개인의 삶이나 계획으로 여겨지는 모든 일들이 실상은 국제정치적이라는 점을 들추어내고, 정책 입안자들이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잘못된 성 관념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를 둘러싼 세계 체제를 분석한다.
유년시절의 내 기억속에서 바나나는 노랗고 부드럽운 달달한 과일이었다. 어렸을 때의 나에게 바나나의 그 노란빛과 모양은 귀엽고 앙증맞게 느껴졌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바나나의 그 노랑빛은 그 긴 여정속에서 왜곡되어 나타난 괴이한 색깔인지도 모르겠다. 부조리한 과거와 현실을 덮기위해 겉은 더욱 화려해지려는 그런 괴이함말이다. 나에게 바나나가 이런 이미지로 남아 있는 것은 아마도 다국적기업에 의한 바나나 공장 노동자들의 착취구조문제 때문일 것이다. 책의 저자는 이 문제의 이면에 가려져 있던 젠더적 문제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