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인물 윤수와 죽음에 가까운 인물들이 등장하는 '환상수첩'을 비롯한 김승옥의 소설 '다산성', '재룡이', '빛의 무덤 속', '먼지의 방'이 수록된 소설집으로, 주로 자기 존재이유의 확인을 통해 지적 패배주의나 윤리적인 자기도피를 극복해 보려는 김승옥의 작가의 원초적인 그리움이 담긴...
김승옥의 <환상수첩>과 신경림의 <고향길>. <환상수첩>은 주인공이 서울에서의 삶에 환멸을 느끼고 귀향하는 여로형 소설이며, <고향길>은 화자가 고향에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는 삶을 한탄하며 고향을 떠나는 내용의 시다. 공통점을 찾자면 둘 다 ‘고향’을 소재로 삼고 있는 작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두 작품에서 ‘고향’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 본고는 고찰한다.
<환상수첩>의 주인공은 가족들의 희생 덕분에 서울로 상경했으나, 서울에서의 삶은 기대와는 달리 좌절만이 가득했다. 주인공의 애인인 ‘선애’는 주인공의 위선적인 태도로 인해 삶을 비관하다 자살했고, 친구 ‘영빈’은 자살하고 싶다는 말을 수시로 내뱉었다. 결국 주인공은 무기력한 서울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귀향을 택했다. 그리고 귀향길 중 주인공은 유리창에 ‘선애’의 이름을 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