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1차 세계대전이 낳은 것은 20세기였다!
제1차 세계대전의 배경, 원인, 전황, 역사적ㆍ사회적ㆍ군사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책. 제1차 세계대전의 전황과 다각적인 의미들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으며 전쟁의 비극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그 시대 보통사람들의 숨결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오랜 세월 제1차 세계대전 연구에 헌신해온 세 명의 전문가가 각각 자신의 전문분야인 서부전선, 동부전선, 지중해전선에 대해 상세히 서술한다.
저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의 앙금이 결국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지고 전장이 사상 처음으로 공중과 바다 속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ㆍ사회적ㆍ군사적 중요성이 크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 기간에 물자 부족이 심화되고 엄청난 수의 남자들이 전사하면서 가사만 전담하던 여성들은 더 많은 사회적 부담과 책임을 떠안게 되었고, 이것은 남녀평등의 시대로 가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전쟁은 파괴를 위해서든 보다 인간적인 목적을 위해서든 엄청난 기술적 진보를 이끌어냈으며, 지구상에 사상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 ‘소련’을 출현시키기도 했다.
제1차 세계대전은 한마디로 20세기의 윤곽을 그린 사건이었으며, 이 책은 이러한 세계대전의 면모를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또한 ‘게오르기 주코프’나 ‘바실레프스키’와 같은 훗날 2차대전의 영웅이 되는 젊은 군인들이 ‘밑에서 본’ 1차대전이 어땠는지를 기록한 자료들 또한 찾아내 수록하고 있다. [양장본]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필요성과 중요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현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사건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 시기는 단순한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깊은 흔적을 남긴 시대로, 당시의 파급효과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거대 서사에 묻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마치 무대의 배경처럼 자리한 제1차 세계대전의 본질을 들여다볼 기회는 흔치 않았다. 학교 역사 수업에서도 대체로 피상적으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어 이를 더욱 심도 있게 탐구하고자 하는 갈증이 생겨났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품었던 기대는 단순히 전쟁의 전황이나 결과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선 것이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으려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고뇌, 그들이 겪었던 절망과 희망, 그리고 전쟁이 남긴 상흔을 생생하게 느껴보고자 했다. 당시의 여성들이 정치적으로 더 큰 목소리를 내게 된 과정, 민족주의가 형성된 배경, 기술 혁신이 촉발된 원인 등, 제1차 세계대전은 단순히 전장이 아니라 미래를 예고한 무대처럼 다가왔다. 이를 보자면, 제1차 세계대전은 20세기의 청사진을 그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점 중 하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전쟁은 단지 승패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변화한 세계의 판도를 읽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전쟁 이후 여성들이 정치적 참여의 영역으로 발돋움한 과정은 "위기가 기회가 된다"는 말처럼 시대의 요구와 충돌하는 변화의 산물이었다. 또한, 민족주의의 대두는 전쟁의 종결이 단순한 휴전 이상의 결과를 낳았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전쟁 중 개발된 군사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사례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기술의 초석이 되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