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누가, 어떻게 주권국가에 구멍을 뚫어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의 요새를 만드는가?“
시장을 위한 완벽한 공간을 찾으려는 자유지상주의자들을 추적한 현대 자본주의 역사 연구의 걸작
★한국어판 저자 서문 수록★
보스턴대학교 역사학 교수이자 전작 『글로벌리스트』로 학계와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역사학자 퀸 슬로보디언의 신간, 『크랙업 캐피털리즘』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슬로보디언은 주권국가에 시장을 위한 완벽한 공간을 찾으려는 시장급진주의자들의 역사를 추적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구역’이라는 전략을 폭로한다. 구역(zone)이란 (경제특구나 수출가공구처럼) 경제적 필요와 자본의 요구에 따라 국가 규제나 민주적 절차에서 예외적으로 벗어나 있는 공간으로, 슬로보디언은 시장급진주의자들이 세계 곳곳에 구역이라는 ‘구멍’을 뚫어 자본의 탈출구를 건설하려 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신간에서 이러한 시도를 크랙업 캐피털리즘, 즉 ‘균열(crack up)의 자본주의’라 명명한 그는 가장 대표적인 구역이라 할 수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시작해 런던, 실리콘밸리, 두바이, 소말리아 그리고 메타버스까지 차례차례 파헤친다.
『크랙업 캐피털리즘』 한국어판에는 한국어판 특별 저자 서문이 추가되어 재벌과 국가의 긴밀한 협력에서 출발한 한국형 크랙업 캐피털리즘을 소개한다. 경제 논리를 앞세워 등장하고 있는 구역이 함의하는 자유지상주의 정치를 파악한다면,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국가의 중요성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지상주의를 향한 열망은 왜 사라지지 않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 요약
퀸 슬로보디언이 저술한 <크랙업 캐피털리즘>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숨은 역사를 파헤치는 흥미로운 저서로, 특히 시장급진주의자들이 그들의 이상적인 자본주의적 공간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국가 규제와 민주주의적 통제로부터 벗어나려 했는지를 세밀히 다루고 있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크랙업(crack-up)'이라는 용어는, 작은 균열이 서서히 커지며 결국 시스템 전체가 붕괴에 이르게 되는 현상을 상징하는데, 이는 자본주의가 민족국가라는 단단한 구조 속에서 통로를 뚫고, 그 내부로부터 체제를 와해시키려는 시장급진주의자들의 전략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