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종교를 떼놓고 인간과 문명을 말할 수 있는가
종교를 통해 인류 문명의 빅 히스토리를 꿰는 흥미로운 지적 체험
베스트셀러 《세 종교 이야기》에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이른바 아브라함의 종교를 다루면서 세계사의 흐름과 종교 분쟁의 근원을 짚어낸 저자 홍익희가 인류 문명의 더 넓은 바다에서 세계 종교를 통찰한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로 돌아왔다. 문명의 발생, 축의 시대를 형성한 종교의 탄생, 제국들의 흥망과 함께한 종교의 역사가 한 권에 담겨 ‘종교적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종교가 말하는 진리와 평화는 어디에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가. 황금률
지금 중동의 끝자락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로 옮겨 붙더니 급기야는 이란까지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가는 양상이다. 현재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자중하고는 있지만 언제 확전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들의 전쟁은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종교적 갈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실 두 종교는 셈족의 아브라함이라는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즉, 유대교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발흥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두 종교는 형제나 다름이 없다.
다른 한편에서는 인도유럽어족의 일파인 아리아인으로부터 나온 조로아스터교, 브라만교, 불교, 힌두교가 있다. 이들 종교는 오늘날 서로 공존하고 있지만 유독 이슬람교와 유대교 또는 기독교와의 마찰은 잦아들 줄을 모른다.
오늘의 이스라엘 전쟁이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갈등이라고 한다면 2011년 9월 11일 뉴욕의 쌍둥이 빌딩 폭파는 이슬람교과 기독교 간의 갈등이라 할 수 있다. 역사를 더듬어 보면 종교 갈등으로 인한 전쟁은 수도 없다.
이러한 전쟁은 교조주의가 발흥할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역사를 뒤돌아보면, 종교 간에 다름을 인정하는 이해와 관용의 시대에는 역사가 발전했다. 하지만 내 종교만 옳고 다른 종교는 틀렸다고 비난하는 교조주의가 발흥하면 역사는 어김없이 피를 부르며 후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