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돌이켜 보면 같은 삶은 없었다.
새로운 인연을 만나면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우리 신화와 옛이야기에서 탄생한 매력적인 K 판타지
위즈덤하우스의 청소년 문학 시리즈 ‘텍스트 T’의 첫 권으로 김혜정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오백 년째 열다섯』이 출간되었다. 단군 신화와 우리 옛이야기에서 탄생한 야호족과 호랑족의 참신한 세계관, 두 족속이 최초 구슬을 두고 벌이는 구슬 전쟁이라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그리고 오백 년을 열다섯으로 살아온 여자아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더해져 전 세대가 읽을 수 있는 몰입감 넘치는 한국형 판타지가 탄생했다. 또한 '오늘의 만화상' 『연의 편지』로 사랑받았던 조현아 작가가 일러스트로 참여해 여우에서 인간이 된 야호족과 범에서 인간이 된 호랑족의 세계를 매력적으로 보여 준다.
영원이라는 단어를 입 안에서 되뇌어 본다. 영원, 영원, 영원, 영, 원… ‘ㅇ’이나 ‘ㄴ’처럼 부드러운 자음이 여럿 있어서인지 아늑한 느낌까지 들지만 실은 무척 아득한 단어, 사실상 불가능한 단어.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영원을 꿈꾼다. 무척 행복할 때는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라는 말까지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순간까지도 영원히 살게 된다면 어떨까. <오백 년째 열다섯> 속에는 영원히 열다섯으로 살고 있는 소녀가 있다. 매일 같은 곳에 눈을 뜨고 똑같은 학교에서 비슷한 수업을 듣는 대학생인 나조차 이 삶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데, 오백 년째 열다섯 살로 살고 있는 소녀는 어떤 생각으로 삶을 꾸려갈까? 인생이 재밌긴 할까? 청소년 소설을 읽을 나이는 한참 지난 내가 열다섯 살 소녀가 주인공인 이 소설을 집어 든 이유다.
<중 략>
어제와 똑같은 것 같은 오늘을 흘려보내지 않고 새롭게 보낼 기회는 매일 있다. 우리가 외롭고 쓸쓸하다고 느끼는 순간조차, 익숙함에 속아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조차, 실은 유한하고 다채로운 인간의 일부인 것이다. 돌이켜보면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조금도 없다. 가을이네 세 모녀의 이름이 가을, 여름, 봄인 데에는 5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돌이켜 보았을 때 그래도 겨울처럼 추운 날은 없었을 것이라는 작가와 독자의 바람이 담겼을지도 모르겠다.
** 간략 줄거리
야호족 가을은 할머니, 엄마와 함께 세 쌍둥인 척 학교를 다닌다. 가을은 신우에게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가을은 령의 죽음으로 최초 구슬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게 되고 호랑이족과 야호족을 모두 통일하게 된다.
** 상세 줄거리
프롤로그 1. 숨겨진 신화
하늘의 신 환인은 자신의 아들 환웅을 인간 세계로 내려보내 다스리게 했다. 환웅은 무리 삼천 명과 구름의 신, 비의 신, 바람의 신을 이끌고 내려와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밑에 터를 잡았다. 환웅은 곰, 범, 여우에게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삼칠일 동안 먹고 지내면 인간으로 변하게 해주겠다 제안했다. 여우만 싫다고 거절했다.
프롤로그 2. 89번째 이름
가을은 봄, 여름과 새 학교 전학 수속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다 갈색 정장을 입은 할머니를 만난다. 할머니는 가을을 보고 김선화라고 부르다 자신이 착각했다며 서둘러 간다. 김선화는 가을이 초진읍에 살 때 89번째 썼던 이름이었다.
1부. 수상한 세쌍둥이
- 전학생들
봄, 여름, 가을이 슬로바키아에서 온 것으로 해 수석 중학교 2학년 2반으로 전학 간다. 봄과 여름은 같이 앉게 자리를 배정받고 가을은 유선우 옆에 앉게 된다. 쉬는 시간 아이들이 봄과 여름에게 말을 걸지만, 가을은 지겨운 느낌에 가지 않는다. 2교시 영어 시간이 끝나자 여름이 가을을 불러 과제 종이를 주고, 가을이 봄과 여름의 글짓기 과제를 대신 해준다. 집에 가자 봄과 여름이 힘들다고 한다. 봄은 둔갑술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며 투덜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