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방에서 혼자 글을 쓰는 것이 내 삶의 거의 전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파티를 즐기듯이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즐깁니다.”
우리 시대의 거장, 문학의 화신化身
필립 로스를 평생토록 사로잡아온 질문
나는 필립 로스의 솔직함을 사랑한다. 문학에 있어서 그는 나의 영웅이다.
_살만 루슈디(소설가)
모두가 필립 로스가 되길 원했지만, 그 누구도 근접조차 하지 못했다.
_인디펜던트
도서 ‘왜 쓰는가’는 생 대부분을 문학과 함께한 ‘필립 로스’가 저술한 책으로, 문학이 무엇인지, 어떤 태도로 소설을 창작했는지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중 략>
소설의 특성을 ‘모든 게 똑같이 진짜고 똑같이 가짜’라는 구절이 잘 표현해주듯이 소설은 거짓이면서 진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은 그 소설에 나온 이야기 중 몇 개가 진실이고 몇 개가 거짓인지와 상관없이 실존 인물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정의 내림’ 당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정의 내림’이란 소설에 쓰인 이야기가 실존 인물의 실제 과거인지와 상관없이 여러 사람에게 자신이 정의 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는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실존 인물을 유추하지 못하도록 창작할 의무가 있다. 특히 공인이 아닌 개인이 모티브가 될 경우 그 의무는 더욱 높아진다. 이 책은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작가들의 폭력성에 주목하도록 하고 있다. 실존하는 한 사람이 소설에 등장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폭력적인가? 이는 자신이 모르는 새에 자신이 모르는, 자신을 모르는 타인들에게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이고, 그저 평범한 일반인이 공인과 비슷한 부담감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중략)
몇십 년 전 있었던 해외의 사례부터, 최근에 있었던 사례까지 예술이라는 명목으로 사생활의 침해가 너그러이 용인되는 사례가 여럿 존재하고 있다. 소설은 허구성을 지니지만, '어느 게 진짜고 어느 게 가짜인가? 모든 게 똑같이 진짜고 똑같이 가짜입니다.'라는 구절처럼 실제성 또한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소설의 사생활 침해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현시점에서, 소설의 실제성은 더이상 간과되면 안 된다. 작가들은 더 늘어만 가고, 개개인은 언제든지 '예술의 자유'가 만든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