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탁월한 이야기꾼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빚어낸
인류의 미래를 건 치열한 한 판 승부
언제나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겨 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 소설 『퀸의 대각선』으로 돌아왔다. 개인의 뛰어난 역량이 인류 진보의 원동력이라고 믿는 모니카와, 함께 뭉친 집단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믿는 니콜, 두 여성이 국제 정치 무대에서 격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이다. 둘 중 최후의 승자가 되는 건 누구일까? 과연 인류 진보의 행방은 어느 쪽에 달려 있을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인의 힘과 집단의 힘이라는 정반대의 신념을 가진 두 주인공이 펜타곤부터 메카까지 전 세계를 누비며 맞서 싸우는 과정을 통해 현대 국제 정세를 한눈에 훑으며 지적인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매번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승부로 소설 읽기의 즐거움 또한 한가득 펼쳐 보여 준다.
가. 소설의 모티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퀸의 대각선』은 지금까지 내가 읽은 그의 몇 권의 소설과는 분위기를 달리한다. 이야기의 폭이 너무 넓기도 하거니와 현실과 가상을 절묘하게 섞어놓아 어디까지가 역사이고 어디서부터가 소설인지 구분 짓는 것도 헷갈릴 지경이다.
더구나 저자의 다른 소설처럼 이야기 중간 중간에 백과사전을 삽입하여 소설 속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소설의 진정성을 높이는 효과로 이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자칫 소설과 현실을 동일시할 위험도 있을 것 같다.
저자는 휠체어를 타는 친구에게서 영감을 얻어서 이 소설을 썼다고 밝힌다. 시위를 마친 군중이 한꺼번에 고속전철 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순간 그가 휠체어에서 느꼈던 공포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만원 지하철을 생각하면 그 끔찍함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한때 지하철에는 푸시맨이 있어서 차량 내부의 밀집도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했었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축구나 야구 경기장, 정치집회장, 나 유명 가수들의 대형 콘서트장 등도 군중이 엄청난 군중이 몰린다. 어디에서든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실제로 그러한 상황을 지난해 이태원에서 목격한 바 있다. 그때 좁은 골목에서 터져나온 비명과 아비규환은 아직도 우리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밀집도가 높아지면 군중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한 가지 목적을 가지고 동시에 한자리에 모일 때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그것의 장단점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퀸의 대각선은 두 천재들의 싸움을 적은 소설이다. 니콜과 모니카는 각자가 특이한 성격을 가진 인물들이다. 니콜의 경우는 혼자 있는 것을 병적으로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고 모니카는 이와 정반대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을 병적으로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보편적인 입장에서 입각해 보면 니콜의 경우가 조금 더 평범하고 있을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퀸의 대각선을 계속해서 읽다가보면 니콜이 모니카보다 더 비정상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모니카는 수도승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체스 대결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대결은 이념적인 갈등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