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유명한 저자의 문화비평에세이. 파리에 살면서 체득한 유럽문명의 실상을 드 러내고 한국사회에 잘못 알려진 허상을 밝혔다. 5,900만의 개성이 빚은 나라,철학 카페에서 토론 한마당,수학과 글쓰기,사회주의의 대하여 등 25편의 글을 수록.
최근에 인기 있는 기사 한 편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중산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국과 프랑스의 답을 비교해놓은 내용이다. 한국의 기준은 이러하다. ‘4년제 대학, 10여년 정도 한 직장, 월 소득은 400만 원 이상, 30평 이상 되는 아파트, 2000cc 이상 된 중형차.’ 한편, 프랑스의 전 대통령 퐁피두의 중산층을 들어보자. ‘중산층은 외국어 하나쯤 자유롭게 구사하여 폭넓은 세계 경험을 갖추고, 스포츠를 즐기거나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야 하고, 별미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접대를 할 줄 알며 사회 정의가 흔들릴 때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설 줄 알아야 한다.’ 비교하고 강해져야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온 슬픈 역사는 차치하더라도, 이것이 현재 한국과 프랑스를 가장 잘 대비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어, 한국과 프랑스 사회를 문화, 제도적 측면에서 조금 더 깊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에 앞서, 전제해야할 사항이 있다. 첫째는 나라의 특성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은 결코 그 나라를 정의할 수 있는 절대적인 성질의 것은 아니며, 경향성을 이르는 정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