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습격 사건
1월 19일 새벽 서부지법이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허가하자, 극우파들이 법원 청사에 난입해 기물을 부수는 등 난동을 벌였다. 헌정 역사상 초유의 법원 습격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과거에도 정치적 충돌이 있었지만, 법원에 대한 공격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난동을 벌인 선동가들의 일부는 당시 판사실 복도를 헤매며 사건 관련 판사를 찾아 다녔고, 당시 법원 근무자들은 극심한 공포에 질려 옥상으로 달려가 몸을 숨겼다. 법조계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이러한 난동에 충격을 받았다. 왜 극단적인 사람들이 갑자기 이 사회에서 자주 보이는 것일까? 단순히 정치적 양극화 현상에서 답을 찾기는 어렵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의 저자인 김누리 교수의 관점에서 보면, 파시즘이 사회에서 판을 치게 된 근본적인 원인들을 파악할 수 있다.
경쟁은 어떻게 우리를 괴물로 만들었는가
프랑스의 권위 있는 신문 《르몽드》에 따르면, “한국의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이다. “한국의 교육은 가장 경쟁적이고, 가장 고통을 주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김누리 교수가 책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듯이, 우리는 교육을 통해 끊임없이 경쟁의 신화에 세뇌당하며 살아왔다.
저자는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과 미래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책에서는 과열 경쟁, 능력주의, 공정을 야만의 트라이앵글이라 지칭하며 잘못된 3각 이데올로기가 학교에서 이루어져 학창 시절이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 이유는 바로 스펙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배우는 학생이 아닌 인적 자원이 되었고, 자본의 이해관계에 종속된 부품이 되었기에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인 히틀러는 우열을 나누어 성적을 매겨 서열을 매기는 파쇼 교육을 즐겼다고 한다. 대학의 서열화가 취업률을 기준으로 정해지고 있기에, 자본에 따라 우리의 삶이 좌우된다는 것이. 학벌이 우리를 흔들어 삶을 숨이 막히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고 본 것이다.
우리는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닌, 사유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교육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