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진료실에서 마주한 수많은 진료 경험과 풍부한 임상자료를 바탕으로 1)엄마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정체는 무엇인지, 2)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이는 이유와 십대들의 발달과정은 어떠한지, 3)아이와 부모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발달심리와 정신분석학, 풍부한 최신 임상 사례들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제가 어떻게 해줘야 애가 잘 될까요?>
요즘 많은 부모가 플레잉 코치처럼 아이와 함께 선수로 뛰고 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 옆에서 함께 공부하고, 먼저 알아보고, 하나하나 지시하고, 못 뛰면 같이 뛰면서 힘을 북돋운다. 아이와 함께 모든 것을 함께 하는 이런 부모의 모습은 아이의 자기주도성과 자율성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 아이들은 플레잉 코치가 하자는 대로 쫓아가는 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플레잉 코치들은 대부분 한창 시절에 스타급 선수였다. 그러니 이들은 자신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면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다그친다. 플레잉 코치 역할을 하는 부모가 고학력이거나 학창 시절 공부를 잘했을수록 장기적으로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많은 기대를 가질 뿐 아니라 아이의 성취에 만족하기보다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공한 많은 부모들이 ‘청출어람’을 강조하며 최소 자신이 하던 만큼은 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모든 아이가 부모만큼 할 수는 없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고, 한계가 있으며, 아이의 재능 중에는 당연히 부모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사실인데도 자기 아이 앞에서는 ‘그래도 설마’, ‘언젠가는’ 이라는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 그러다 보니 감독 역할에 충실하면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기초 훈련과 전략을 가르치기보다 본인이 나서서 뛰는 플레잉 코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 보건복지부 장관인 유시민 씨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썼다.
『부모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중대한 잘못은 자녀의 삶을 대신 설계하고 자녀의 행복을 대신 판단하는 데서 시작된다. 부모는 누구나 딸 아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아무리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사람도 자녀에게 행복을 상속해 줄 수는 없다. 행복은 사람이 저마다 느끼는 주관적 만족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