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화인류학자가 현장에서 본 무슬림 여성의 미, 히잡. 저자는 현장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무슬림 여성을 통해 히잡이 어떻게 패션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2000년대 들어 연예인 사이에서 히잡이 유행하고 중상류층 여성에게 고가의 히잡이 인기를 끌면서 패션으로서의 히잡이 의복산업에서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히잡과 일상복의 결합이 확대되면서 이를 지칭하는 '히잡 가울' 즉 '젊은 여성이 친구와 함께 외출할 때 착용하는 복장'이라는 의미의 신조어도 등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높은 관심이다. 히잡 착용으로 인해 노출은 제한되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 예를 들어 머리털은 얼굴만큼이나 주목을 받는 관리 대상이었다. 이와 함께 내적인 미를 특히 강조한다. 종교를 삶의 원칙으로 받아들이고 내적 차원을 종교적으로 강조하기 때문에 그들은 아름다움을 거론할 때 내면의 미를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히잡은 패션, 나의 오만과 편견>
히잡을 쓴 여성을 보면 우리는 보통 무슨 생각을 먼저 하게 될까? 이슬람 문화에 대해 무지한 나의 경우엔 대략 두 가지로, ‘아, 저 사람은 무슬림이군.’ 과 ‘우와, 진짜 덥고 답답하겠다.’ 이 단순한 생각 두 개였다. 히잡을 쓰고 있는 사람이 ‘왜 히잡을 쓰고 있을까?’에 대해서는 고찰을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무슬림이니까 쓰겠지.’ 라는 얄팍하고 얕게 생각이 끝나던 나는 내가 ‘히잡을 쓴 여성은 순종적이며 경건하고 조신한 여성’이란 무의식적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을 타자화했다는 사실을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읽고 즉시 깨달았다. 솔직히 좀 부끄러웠다. 아, 이래서 무지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는 우스갯소리가 도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