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각별하고 탁월한 식물 해석
불가사의한 식물의 매력을 파헤치다!
공기처럼 존재하는 우리 곁 식물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친근한 식물이지만 그들의 삶에 대해 사실상 아는 게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우연찮게 식물의 세계로 발을 디뎌 식물의 말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과연 식물의 어떤 삶과 마주하게 될까? 식물을 의인화하는 것이 결코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세상에는 상대 시선에서 보아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도 있는 법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식물학이 밝힌 식물의 실상을 식물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책이다.
탁월한 이야기꾼이 최대한의 흥미를 담아 ‘드라마’로 전달해주는 위대한 수학자의 세계, 희비를 교차하며 살아가는 식물 모습에 독자들은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불필요한 생각은 하지 않는 식물의 담백한 생존방식에 우리는 인간 ‘삶’의 의미를 되묻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득 스치는 우리 곁 식물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참으로 대단한 프로듀서로서의 자연계의 신비는 알면 알수록 놀랍기만 하다. 자연 섭리 앞에 인간의 과학 따윈 아주 미미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식물에는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암호가 숨겨져 있으니, 그 숨은 암호를 맛깔스럽게 설명해주는 저자의 입담에 감탄하며 읽게 되는 책이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이다.
가. 식물의 자전적 이야기
우리에게 식물은 늘 객체였다. 따라서 우리가 보고 느끼는 대로 식물을 취급했고, 그것을 별로 불편하게 여기지도 않았다. 그런데 생각을 달리해서 식물이 우리처럼 주관적이라면 우리가 식물을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은 바로 그런 발상에서 출발했다. 우리의 시선이 아니라 식물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을에 빨갛게 물든 단풍을 보고 사색에 잠기지만 사실 식물 입장에서는 생명 연장을 위한 나름의 고육책인 것이다.
오솔길을 지나다보면 수없이 발끝에서 마주치는 식물들을 우리는 별 생각 없이 밟고 지나다닌다. 왜 그 식물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는 별로 생각이 없다. 그러나 식물 입장에서 보면 그것도 그 나름의 생존전략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식물은 인간들처럼 술수를 부리지 않고 최선의 서식지를 전전하며 다른 식물들과 공생을 하는가 하면 치열한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한 식물의 담백한 생존방식 속에서 우리의 삶을 반추해보는 기회를 갖기를 기대하는 것이 이 책이 의도하는 바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