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성적인 시민이 되기 위한 ‘진짜 정의론’을 만나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는 현대 정치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을 비판하는 정치교양서이다. 변호사 이한은 모호한 딜레마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을 깊이 해부한다. 샌델이 자신의 견해를 논증하기 보다는 주장하고 있음을 비판하면서, 저자는 샌델의 철학적 방법론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예시들 뒤에 숨겨진 주장이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논증한다. 또한 존 스튜어트 밀, 로버트 노직, 존 롤즈 등 샌델이 왜곡한 정치철학의 거장을 재조명하며, 탄탄한 논리로 정치철학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더불어 자유와 평등의 딜레마, 재산 소유권의 한계, 징병제와 모병제의 문제, 과거사에 대한 집단 책임의 문제 등 다양하고 풍부한 정치철학의 문제들을 풀어가는 지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Ⅰ. 서론
물 흘러가듯 매끄러운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는 여러 사례를 들어 ‘행복, 자유, 미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기 때문에 아주 흥미로웠다. 그러나 이한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에서 밝혔듯이 샌델에게는 뚜렷한 정의론이 존재하지 않는다. 샌델은 여러 사례를 예로 들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 같지만 모든 논증을 ‘미덕’을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사용한다. 이한의 말을 빌리자면 대한민국은 두루뭉술한 정치철학 개설서에 열광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JUSTICE’란 무엇일까? 나는 이한의 편에 서서 평등주의적 자유주의자 롤즈와 미덕을 사랑하는 공동체주의자 샌델의 주요 쟁점 3가지의 비교분석을 통해 그들의 정의관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
Ⅱ. 본론
<쟁점 1> 무연고적 자아 vs 연고적 자아
“우리는 조상의 죄를 우리가 속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칸트와 롤즈는 도덕적 중립을 지켜 ‘속죄할 필요가 없다.’라고 답하고,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공동체주의자들은 도덕적 중립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속죄해야 한다.’라고 답한다.
먼저 ‘속죄할 필요가 없다’라는 입장을 보면, 인간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로 권리가 선보다 앞서기 때문에 칸트와 롤즈는 도덕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좋은 삶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자발적으로 초래한 의무만을 떠맡은 자유 즉, 도덕적 개인주의를 따라 집단적 책임 의식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조상의 죄를 사죄하는 문제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하여야 하며, 개인이 굳이 사죄하지 않기로 선택하였다면 속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와 대립하는 ‘속죄해야 한다.’라는 공동체주의자들의 입장을 보면, 선이 권리보다 앞서며, 정의란 사람과 목적 또는 선의 적합성에 관한 것이므로, 도덕적 중립을 지키기 어렵다. 또한 본질적인 도덕 문제를 다루지 않고서는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기가 때론 불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