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법정스님 14주기를 맞이해서 펴내는 산문집 「마지막 스승 법정스님」
불교계 원로소설가 정찬주 씨(71세)가 법정스님 14주기를 맞이해서 산문집 「마지막 스승 법정스님」을 여백출판사에서 발간했다. 「마지막 스승 법정스님」은 소설가 정찬주 씨가 1991년 봄에 송광사 불일암을 찾아가 스승으로 맺은 인연을 소개하고 있으며, 스님의 알려지지 않은 인간적인 일화들과 일상에서 보여준 살아 있는 가르침 및 청정한 수행자로서 개결한 모습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찬주 씨는 법정스님이 왜 마지막 스승인지를 이렇게 밝혔다.
‘법정스님은 우리시대, 우리 모두의 스승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왜 마지막 스승이 법정스님이신가? 나로서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첫 번째 스승은 사춘기 방황을 멈추게 해주신 분이 있는데, 나의 아버지이시다. 두 번째 스승은 대학시절에 고결한 문학정신을 일깨워주신 동국대 홍기삼 전 총장님이시다.
법정스님은 내가 샘터사에 입사한 뒤에야 뵀다. 스님의 원고 편집담당자가 되어 스님을 자주 뵙곤 하였다. 스님과 인연을 맺은 지 6년 만에 스님으로부터 계첩과 무염(無染)이란 법명을 받고 재가제자가 되었다. 무염이란 ‘저잣거리에 살되 물들지 말라’라는 뜻이었다. 이와 같은 사연으로 법정스님은 나의 세 번째 스승, 즉 마지막 스승이 되신 것이다.’
가. 법정 스님과의 인연
정찬주의 『마지막 스승 법정 스님』은 법정 스님의 재가제자인 저자가 스님을 그리워하며 쓴 수필집이다. 두 사람은 저자가 <샘터>에서 편집 일을 하던 중 스님의 글을 출판하는 일로 만났다고 한다. 그것을 인연으로 저자는 더러 스님을 찾았고, 스님은 또 저자를 불렀다.
그러다 저자는 법정 스님의 재가제자로 계(戒)와 무염(無染)이란 법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에 쓰인 글들을 스승이신 법정 스님에 대한 그리움의 소산이라 할 것이다. 책장 갈피마다 스님의 무소유와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겼다.
저자는 전작 <소설 무소유>를 출간한 바 있거니와, 이 책에서도 그 동안의 스님의 행적을 일화를 중심으로 엮어냈다. 스님의 모든 것을 보고 흉내내다보니 저자가 스님을 따라 산방생활을 하는 것도 결국 당연한 일로 보인다. 그런 까닭에 글에는 깊은 차향이 가득하다.
그러다보니 은연 중 스님을 닮게 된 모양이다. 저자도 스님을 따라 산중에 거처를 마련한지 20년을 헤아린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저녁에 눈을 감을 때까지 저자의 일상은 스승의 흉내를 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