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디카시라는 이름의 새로운 문예 장르, 새 얼굴의 문화 한류
- 김종회 교수의 디카시 강론 『디카시, 이렇게 읽고 쓴다』
지금은 바야흐로 디카시의 세상이다. 너도나도 별다른 준비 없이 이 대열에 합류한다. 디카시라는 이름의 새로운 문예 장르가 출범한 지 햇수로 30년에 이른다. 그동안 이 유다른 ‘시놀이’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창작자와 독자를 생산하고, 이제는 해외로 전파되어 새 얼굴의 문화 한류(韓流)를 형성하게 되었다.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한국디지털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디카시인 김종회 교수는 ‘디카시 시대, 디카시 창작방법론의 정색(正色)의 교본을 요청’하는 요구에 부응하고자 디카시 강론 『디카시, 이렇게 읽고 쓴다』를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하였다.
총 4부로 나뉘어져 17편의 디카시 강론을 수록한 1부 ‘디카시 세계로의 길’은 디카시의 포괄적 개념에 대한 접근을, 2부 ‘새 문예 장르 새 평설’에서는 디카시에 관한 핵심적 논의들을 수록했다. 그리고 3부 ‘디카시 비평의 범례’는 디카시 해명과 비평의 사례들을, 4부 ‘디카시 강론의 실제’는 PPT 교안을 통한 디카시 강의 현장의 면모와 지상 갤러리 형식으로 좋은 디카시의 실상을 담았다.
Ⅰ. 서론
디카시라는 장르는 출발한지 햇수로 30년이 되었지만, 대중들에게 ‘디카시’라는 용어는 여전히 낮설다. 그렇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처럼 사진과 짧은 글이 동시에 올라올 수 있는 SNS 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우리는 모두 디카시짓기에 발을 들인 셈이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매 분기별로 짧지만 인상적인 싯구가 걸린다. 그 중에서도 설문조사를 통해 1위로 꼽힌 시가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고 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이게 시의 전문이다. 짧고 간결하지만 깊은 감동을 주는 시여서, 한 때 친구들의 SNS 프로필에 심심치 않게 걸려 있던 시이기도 하다.
나태주의 시는 변함없지만 함께 걸린 사진들은 각각 다 달랐는데, 그게 또 시적인 영감을 떠올렸다. 비록 시구를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그것들도 디카시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디카시는 짧은 글과 그에 적절한 사진, 혹은 반대로 사진을 찍고 거기 적절한 시적 언어를 얹는 것이 될 수 있다. 시작하기는 쉽지만 잘 쓰기는 어려워서 쓰면 쓸수록 빠져드는 개미지옥 같은 장르라고 생각한다.
김종회 교수의 『디카시, 이렇게 읽고 쓴다』는 이제 어엿한 생활문학 장르가 된 디카시의 이론서이며 평론서를 표방하고 있다. 본론에서는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각 부분 별로 구별하여 비평적 감상문을 작성하도록 하겠다.
Ⅱ. 본론
1. 현대시의 새로운 장르
디카시는 디카(디지털 카메라)와 시(詩)의 합성어이다. 디카시라는 이 용어는 ‘디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 탄생한 지 꽤 오래된 개념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요즘, 고도의 기술수준을 요하는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은 이상 디카가 아닌 폰카(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디카와 폰카의 등장은 사진을 찍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필름카메라는 한 컷에 필름 한 장이 소모되고 이를 현상하기 위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사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중 략>
시詩는 한국에서 보통 형식적 측면에서 문학의 한 장르로서, 시작품을 말하거나 그 내용이 주는 예술적 감동인 시정이나 시적 요소를 말한다. 전자의 경우는 일정한 형식을 갖추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운율이라고 하는 음악적 요소와 언어를 통한 시각적 요소를 제공하면서 독자의 감각이나 감정을 자극하여 상상력을 건드리며 심적으로 깊은 감명을 던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문학 작품의 한 종류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형식적 의미의 시를 포함하는 다양한 문학 작품, 이외의 형식까지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넓은 범위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디카시는 후자의 영역에서 ‘시’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디카시의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디카시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나 사진과 글을 함께 게재하여 표현하는 시를 말한다. 이는 기존의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창작물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월, 양산시립 중앙도서관과 서창도서관, 순지작은도서관에서는 디카시 창작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이 지난달 말 중앙도서관에서 ‘양산 디카시 문인회’를 창립했다. 이는 양산 최초로 창립된 문인회이다. 조태환 초대회장은 “양산 최초로 발족한 문인회라는 긍지, 자부심을 갖고 회원들의 역량 강화와 디카시의 저변 확대, 디카 시인의 위상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회를 말했다. 이렇듯 2016년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새로운 문학 용어로 디카시가 등재된 후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디카시가 수록되고, 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도 시의 장르로 인정받으며 강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문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촌철방식의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문학이라는 점에서 해학의 민족이라는 우리 민족의 특성을 잘 살린 문학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