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 『한국을 뒤흔든 금융권력』은 그 원인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금융시장에 개입해 왔던 잘못된 정치 권력에서 찾는다. 금융전문기자로 활동하며 굵직한 금융 사건들을 취재해온 저자는 반세기 한국 금융의 역사 속 금융정책의 실패 사례를 통해 장기불황에 접어든 한국 경제를 진단하고...
2011년 4월, 국회 청문회장에 진풍경이 펼쳐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진동수,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당시 기준 전, 현직 경제수장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 자리였다. 섣부른 규제완화와 감독 실패는 26개 저축은행의 부실과 영업정지 사태를 낳았다. 금융당국의 총체적 실패에서 비롯된 재앙이었다. 금융산업의 위기는 이전에도 많았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3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한국 금융산업의 부끄러운 민낯이었다. 금융산업은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데 원동력이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는 이어졌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을 뒤흔든 금융권력』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금융시장에 개입해왔던 잘못된 정치권력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세상만사 백해무익한 것이 있겠는가. 빛이 있다면 그늘도 있는 법이다. 일장일단이다. 관치에 대해서도 그렇다.
(1) 저자는 호기롭게 한국 금융이 안 되는 이유를 정치권력 때문이라 했다. 많은 증거가 있겠지만 과거 개발독재 시대에 은행장은 선거때 돈봉투 전달하는 것이 일이었다 한다. 당시 정당총재는 금고지기를 위해 사무총장을 선임했고 이들은 자신이 모시는 주군의 말씀과 돈을 관리하는 것 목적이었다. 당시는 모조리 그런 세월이었다. 깡패 같아 보이는 사람들도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서 유격훈련을 받아야 했다(깡패처럼 보이는 사람 중에 순진한 사람이 많다는 것은 레슬링 해설가 ‘김남훈’ 씨의 주장이다). 그런 시대를 우리는 헤치고 왔다. 그런 시대를 들어서 지금 우리가 행복해지지 못한 이유라고 말하는 것은 칭얼거림 말고는 아니다. 다들 그랬음에도 어떻게든 이겨냈다.
권력은 힘 있는 자들이 열망하는 그 무엇이다. 금융권력도 일종의 권력이다. 따라서 금융권력도 힘 있는 자들이 끊임없이 탐하는 대상이 되었다.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고 자본주의 시스템이 고착화되면서 정치권력은 금융 쪽으로 방향을 틀어 패거리 문화, 탐욕 등 부패의 원인을 금융분야마저 물들게 했다.
우리나라도 금산분리법 등으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합법적 연결고리를 법률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간의 직, 간접적인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그 중심엔 항상 정치권이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정치권은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불법적으로 은밀히 연결하면서 자기 몫은 확실히 챙기는 정치권을 브로커라고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