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리퀴드 러브』는 ‘유동적 현대(Liquid Modernity)’의 주창자, 바우만이 진단하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풍경과 곤경에 대한 가장 내밀한 보고서이다. ‘지구화’라는 다소 추상적 개념이 ‘사랑’이라는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에 어떠한 변화를 초래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구화’와 철저한 ‘개체화’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현대인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관계에 있어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희망에서 비롯된다. 정말 우연찮은 일이었다. 새벽 시간에 나는 보통 책을 탐독하며 그 세계에 푹 빠져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날은 평소와 달리 낯선 공간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아침이 밝을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낯선 누군가가 갑자기 새벽에 말을 걸어온다면 당신은 연락을 무시할 것인가? 아니면 흥미롭게 대화를 해볼 것인가? 나는 대게 후자를 택한다. 누군가와의 대화가 점점 단절되는 것만 같은 요즘, 온라인 세계에서 누군가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나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대화를 몇 차례 주고받고 나니, 그녀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해외와 한국을 오가며 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