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가 잃어버린 마음들,
삶의 과부하로 흔들리는 사람들
“자존감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위태로워지는 걸까?”
타인의 시선과 내 몸의 신호 사이에서
분투하는 뇌를 이해하여 삶의 균형을 찾는 법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로 인간이 이타적 선택을 하는 신경학적 기제를 밝혀 주목받았던 사회신경과학자 김학진 교수(고려대학교 심리학과)가 이번엔 ‘자존감을 뇌과학으로 설명하는 책’으로 독자를 찾는다. 신간 《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는 “최신 뇌과학 연구 성과를 집대성해 자존감이라는 개념을 생물학 용어로 재정의함으로써, 불안, 우울, 중독, 분노 조절 장애 같은 자존감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법을 제안”하는 책이다. 널리 심리적 용어로 애용되어온 ‘자존감’을 뇌과학적 개념인 ‘자기감’과 대비해 살펴보면서, 신체가 보내는 신호와의 소통, 즉 ‘자기 감정 인식’이 마음의 자존감과 사회적 공감력을 높이는 기제를 밝힌다.
“쏟아지는 정보와 복잡한 사회 관계망 속에서 정신적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과 위태로운 사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 뇌와 몸에 설계된 자존감 회복 시스템으로부터 대안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귀하고 반갑다”(이대열,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 및 뇌-심리과학과 교수)는 추천의 말처럼, 오늘날 자존감 불균형의 근원을 최신 뇌과학으로 찬찬히 설명하며 균형 잡힌 삶으로 친절하게 안내하는, 시의적절하고도 유용한 ‘자기감 수업’이 되리라 기대한다.
1부 ‘자존감에서 자기감으로’에서는 자존감이 형성되고 발달하는 과정을 살펴보기에 앞서, 자기감의 생물학적 기원을 설명하며 우리 뇌의 생존 전략인 알로스테시스 기능을 소개한다. 문제는 생명체가 생존 유지를 위해 신체 항상성을 조율하는 이 생체 기능이, 오히려 과도하게 작동하다가 과부하가 걸려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에 2부 ‘뇌가 자존감을 방해하는 방식’에서는 우리가 자존감 불균형에 이끌리는 기제를 살펴보며, 우울증이나 분노 조절 장애 같은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의 다양한 양상들을 들여다본다. 마지막으로 3부 ‘감정을 직면하는 뇌’에서 저자는 이런 불균형을 제때 감지하는 방안으로 ‘자기 감정 인식’을 권하며, 건강한 자기감을 유지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면 좋을지 뇌과학 관점에서 제안한다.
세상이 너무 강력한 범죄들로 얼룩지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칼을 휘둘러 목숨을 앗아간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사건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불특정 대상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국민들을 큰 충격에 휩싸이게 하고 있다.
평범해 보이는 시민이 한 순간 엽기적 살인마로 변하고 온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은 사건 들에는 공통적인 이유로 평소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자리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무시당한다는 감정은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생겨나고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고 개인의 감정이 묻지마 범죄로 분류되는 반사회적 폭력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사회적 차원에서 통제할 과학적 접근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다고 밝힌다.
또한 저자는 <자기(自己)> 즉 자기 자신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며 사회 속에서 타인과 견실한 관계를 맺고 삶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까. 자존감(自尊感)이라는 개념을 생물학 용어로 재정의함으로써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인간은 언어로 경험을 소통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자신을 다른 개체와 구분 할 수 있을까. 고무손 착시(rubber hand illusion)라는 심리학 실험이 있다. 손처럼 생긴 고무손을 실험 참가자의 눈앞에 보여주고, 참가자의 실제 손은 스스로 보지 못하도록 가린다.
그리고 나서 실험자가 참가자의 실제 손과 고무손의 같은 위치를 붓으로 동시에 쓰다듬기 반복하면 참가자는 고무손을 자신의 신체 일부로 착각하는 경험을 말한다 해당 실험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만들어진 나의 신체 소유감이 짧은 시간에도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실험이다
이러한 실험 결과들을 기반으로 연구된 자기 인식에 관한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자기를 인식하는 과정이 다양한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과정과 밀접히 관련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