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광부, 책따세 추천도서
부모의 이혼을 딛고 건강하게 성장해 가는 소녀 이야기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가스리는 "세상에는 부모가 헤어져서 불행한 아이도 있지만, 부모가 헤어지지 않아서 불행한 아이도 그만큼 많다"고 말할 만큼 강단 있는 인물이다. 진정으로 바람직한 인간관계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또한 부모의 이혼을 소재로 삼았지만, 이혼 가정의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진정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한다. 진정으로 한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와 배려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은이는 가스리의 눈을 통해, 가스리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늘 사랑에 목말라 하는 가스리의 엄마, 어딘지 모르게 침울해 보이는 가스리의 아빠,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가스리의 남자친구 우에노 등의 인물들은 모두 다 고뇌를 안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버팀목 삼아 의연하게 삶을 헤쳐나간다.
“차푸나 너나 사춘기라 반항하는 건 이해하지만, 넌 좀 심해.”
나는 아빠를 닮아 조그마한 일에도 상처를 잘 받는 성격이지만 그에 반해 나의 엄마는 조금 다혈질적인 면이 있어 말을 툭툭 내뱉는 성격이다. 그래서 나와 엄마는 줄곧 같은 지붕 아래 살아온 모녀 관계이지만 잘 맞지 않아 가스리와, 가스리의 엄마가 그렇듯이 평소에도 자주 실랑이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창 예민한 시기인 사춘기에 엄마와 자주 부딪치는 것은 조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나는 3살 위의 오빠가 한 명 있다. 내가 아직 어리고 오빠가 사춘기였을 때 나는 오빠와 엄마가 싸우는 걸 자주 보았다. 제 3자인 내가 봤을 땐 싸우는 이유가 별 일 아닌 것 같았기에 나는 오빠와 엄마가 다투는 걸 보면 도대체 왜 싸우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왠지 오빠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어느 때부터 엄마의 잔소리와 개입이 점점 짜증나고 귀찮아져서 감정적으로 엄마에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조금만 양보했으면 싸우지 않을 텐데’ 하고 늘 오빠를 보며 생각했었지만 정작 내가 사춘기에 접어들 때는 이 사실을 잊어 버렸는지 나와 엄마가 다투는 횟수는 점점 늘어만 갔다.